구미시가 개최 이틀 전 일방적으로 공연 취소를 발표해 논란이 된 이승환의 35주년 기념 콘서트 관객들이 환불금액을 그대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가수의 분노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승환의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당초 오는 25일 경북 구미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35주년 기념 콘서트 'HEAVEN'이 구미시의 결정으로 취소되자 콘서트 티켓을 환불한 금액을 그대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이승환이 20년 동안 기부 콘서트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온 곳으로, 이승환이 올해까지 누적 13억 5000만 원을 기부해 누적 170여 명의 소아암 어린이가 치료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승환 역시 이 사실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리며 "분노를 기부로 푸는 드팩민들 최고다."라며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게시물에 이승환의 팬들은 "우리가 누구입니까. 그 가수에 그 팬 가수님께 배운 대로 삽니다.", "우아하게 화내는 법. 가수님한테 배웠어요."라면서 기부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3일 구미시는 보수우익단체와의 충돌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이승환 콘서트 대관을 취소했으며, 콘서트 환불 및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 이승환은 "구미시가 안정상의 이유로 콘서트 공연장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진짜 이유는 이승환 측의 '서약서 날인 거부'로 보인다."고 항변하면서 서약서를 공개했다.
서약서 2항에는 '기획사 (주)하늘이엔티 및 가수 이승환 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조항이 적혀있다. 이승환은 본인은 정치적 선동이나 오해를 부를 발언을 한 적이 없고, 발언을 사전에 검열하는 식의 강요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서약서 날인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환은 또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며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