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덕운동장 한 켠 새로 깐 아스팔트를 도로 파내고 있습니다.
해가 지자 조명까지 켜고 작업을 이어가길 5시간, 드디어 작은 구멍이 뚫립니다.
틈새로 넣은 카메라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찍힙니다.
[온다, 온다, 온다.]
고양이들이 차례로 구멍 밖으로 구조됩니다.
여기 보이는 아스팔트 바닥 아래에서 구조된 고양이는 모두 두 마리입니다.
여전히 한 마리는 땅 아래에 있는데, 이렇게 포획틀을 설치하고 어미 울음소리를 들려주면서 바깥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내진공사를 하던 시공업체가 고양이가 지하 공간에 있는데도 아스팔트를 덮었다며 동물 구조단체에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주 금요일.
[신고자 : '여기 고양이 있으니까 내보내고 공사하세요' 했거든요. 그러니까 '고양이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와서 보니까 그 밑에 있더라고요. 얼굴을 딱 마주쳤어요.]
한 마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시공업체는 고양이가 빠져나간 줄 알고 공사했다고 말합니다.
[공사 관계자 : 플래시 켜서 고양이 있는지 없는지 동영상 촬영하고. 2시간 정도 고양이가 있으면 내보내려고 삽으로 소음도 내보고, 장비로 소음을 내도 고양이가 안 보였답니다.]
기껏 한 공사를 망쳤다며 구조단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던 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이젠 없던 일로 하겠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공사업체를 동물학대 등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재 : 이민재 KNN, 영상취재 : 권용국 KNN, 화면제공 : 이창영의냥냥TV,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