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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용현-신원식, 계엄 놓고 밤늦도록 '고성 다툼'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오래전부터 이야기했다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3월에도 다시 한번 안보 책임자들을 관저로 불러 계엄을 강변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과 신원식 국방장관은 그날 자리를 옮겨 계엄에 대해 따로 이야기했는데,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서 김태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서울 한남동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과 만찬을 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12월 관저 만찬에 이어 다시 한자리에 모였던 셈입니다.

국방부 소식통은 SBS에 "대통령의 계엄 의지는 늘 확고했지만, 김용현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적극적이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3월 만찬 때가 되자 김 전 처장은 계엄 맹신론자가 돼 있었고, 반면, 조태용 국정원장, 신원식 전 국방장관 등은 줄곧 반대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3월 만찬이 끝난 뒤 김 전 처장, 신 전 장관, 여인형 사령관 등은 근처 국방장관 공관으로 옮겨서 계엄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3월 국방장관 공관 모임에서 김 전 처장과 신 전 장관이 밤늦도록 고성을 주고받으며 크게 부딪혔다"고 털어놨습니다.

SBS가 취재한 여인형 사령관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김 전 처장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 행사이지, 쿠데타도,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그 자리에서 강하게 주장했고, 반면, 신 전 장관은 "정치적인 문제를 푸는 데 계엄은 솔루션이 될 수 없다"며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군이 안 나서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로 계엄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작 계엄 사령탑을 맡아야 할 당시 국방장관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지난 9월 돌연, 신 전 장관을 대통령실 안보실장으로, 김 전 처장을 국방장관으로 바꾼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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