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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명 뽑는데 1명 지원…지역병원 전공의 지원율 '뚝'

<앵커>

제2의 도시 부산의 시민조차 큰 병이 생기면 서울 병원을 찾을 정도로 의료 여건의 수도권 쏠림은 극심합니다. 전체 의사 4분의 1이 서울에 있는데, 내년도 지역병원 전공의 지원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르지 않아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이 종료됐지만, 통상 80% 수준이던 지원율은 8.7%에 그쳤습니다.

특히 필수 의료 진료과 지원율이 문제인 데, 산부인과는 0.5%, 소아청소년과 2.4%, 응급의학과 3.1% 등 처참한 수준입니다.

부산 경남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부산대병원은 75명을 뽑으려 했지만 단 1명만 지원했고, 경상국립대병원은 지원자가 아예 없었습니다.

지금도 서울 지역 병원 환자 가운데 40% 이상은 다른 지역에서 옵니다.

의료 인력도, 환자도 그야말로 수도권 쏠림이 심각한 수준인 겁니다.

실제로 서울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전체의 28%,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44.9%에 이릅니다.

반면 부산 경남은 합쳐도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임현수/부산시의사회 이사 : 빅5라고 말하는 곳이 지방 의대를 졸업한 젊은 의사들을 쑥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거죠. 돈도 많고 인구도 많은 곳에 가서 병원을 하고 의사를 하려고 하지, 누가 지방에 가서 하겠어요.]

그런데 정작 고령인구가 많다 보니, 부산 경남의 1인당 평균 의료비 지출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습니다.

서울을 오가는 기차값만 10만 원이 넘는데, 결국 지역민들은 안 써도 될 돈까지 써가며 병원에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병원 이용객 : 교통비에, 진료비에다. 하루 만에 안 되면 숙박도 해야 할 수도 있고. 한숨부터 나오죠.]

탄핵정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느덧 논의가 뒷전으로 밀린 의료 대란 사태.

곪아가는 지역의료의 상처를 치료할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권용국 KNN·박은성 KNN)

KNN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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