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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25년째 선행…누적 10억 돌파

전주 '얼굴 없는 천사' 25년째 선행…누적 10억 돌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성금을 놓고 사라졌다. 천사가 성금을 두고 간 20일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성금을 세고 있다.

2000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전북 전주시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천사의 선행은 올해로 25년째입니다.

전주시에 따르면 오늘(20일) 오전 9시 26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익명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기자촌 음식점 맞은편 탑차 아래에 (성금을)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란 내용이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40∼50대 남성 목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주민센터 공무원은 현장에서 A4 복사 용지 박스 안에 담긴 현금다발과 돼지저금통,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편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상자에 담긴 성금은 오만 원권 묶음 8천만 원을 포함해 8천3만 8천85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누적 성금은 모두 10억 4천483만 6천520원에 달합니다.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천여만 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천사의 선행은 이어졌습니다.

전주시는 천사의 뜻에 따라 성금을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입니다.

이 천사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4천 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을 놓고 가면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립니다.

천사의 성금은 생활이 어려운 노송동 주민과 학생에게 연탄, 쌀, 장학금으로 전달됐고 주민들은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천사 축제와 다양한 재능기부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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