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얼마 전 미국 식품 프랜차이즈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미국 샌드위치 체인 '저지 마이크스 서브(Jersey Mike's Subs)'가 블랙스톤(Blackstone)에 80억 달러(한화 11조 4천억 원)의 규모로 지분 인수가 되는 거래를 맺은 것이었다.
인수 가격이 무려 한화로 '11조'가 넘는 규모의 거래액에 모두 놀랐지만, 저지 마이크스 서브의 창립자 '피터 캔크로(Peter Cancro)는 '우리는 아직 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블랙스톤과 함께 더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저지 마이크스의 2023년 매출은 33억 달러로 2022년 대비 25%나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사람들의 샌드위치 사랑은 유별난데, 이번 시간에는 미국인의 샌드위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는 18세기 영국에서 기원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샌드위치 백작(John Montagu)은 카드 게임 중독자였는데, 1762년 카드 게임을 하며 식사를 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요리사에게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서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귀족은 식기를 사용하여 음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손으로 고기를 넣은 빵을 먹는 것은 상당히 '혁신적'이었다.
'빵에 고기 몇 조각을 넣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가져오세요.' (샌드위치 백작(John Montagu), 1762년)
이 문화는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면서 미국에도 자연스레 퍼지게 되었다. 특히 미국이 경제 발전을 하던 시기, 미국 사람들은 점심 식사로 '빠르고', '편리하게'를 가장 중요시 하였는데, 샌드위치는 미국인들의 바쁜 일상에 가장 적합한 메뉴였다. 이동하거나, 일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인 것이었다. 다양한 빵을 선택할 수 있고, 고기류와 신선한 토핑류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기에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를테면 아침 식사로는 '햄에그 샌드위치', '베이컨 에그 샌드위치', 점심에는 '터키 클럽', 혹은 'BLT', '서브 샌드위치, '랩', 그리고 저녁에는 고기류가 가득 들어간 '필리치즈 샌드위치'나 '미트볼 서브'들처럼 무수히 다양한 샌드위치가 생겨났다.
미국에서는 지역별 샌드위치를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서브(Sub)'가 가장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이다. '서브'라고 부르는 이유는 샌드위치의 길고 둥근 모양이 '잠수함(Submarine)'을 닮았기 때문이다. 서브마린 샌드위치는 20세기 초, 이탈리아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서브마린 샌드위치'라고 부르다가 줄여서 '서브'로 불리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호기(Hoagie)'로 필라델피아, 뉴저지 지역에서 많이 사용된다. 호기 또한 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서브'와 비슷한데 주로 긴 빵에 살라미, 햄, 치즈, 채소 등을 넣어 완성시킨다. 뉴욕에서는 히어로(Hero), 뉴 잉글랜드 지역에는 '그라인더(Grinder)' 그리고 루이지애나 지역에서는 '포보이(Po'Boy)'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샌드위치 브랜드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서브웨이(Subway)'다. 서브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3만 7천 개의 매장을 보유 중인데, 이 중 2만여 개가 미국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서브웨이는 1965년, 당시 17세의 의대 진학을 꿈꾸던 청년이었던 '프레드 델루카(Fred Deluca)'에 의해 설립되었다. 프레드 델루카는 의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샌드위치 샵을 오픈하였는데, 친구였던 '피터 벅(Peter Buck)'에게 1천 달러를 빌려서 공동 창업을 하게 된다.
첫 가게의 이름은 '피트의 슈퍼 서브마린(Pete's Super Submarine)'이었고, 위치는 미 동부 코네티컷주의 브리지포트였다. 영업을 하며 노하우를 얻은 두 사람은 2년 뒤, 가게의 이름을 현재의 '서브웨이(Subway)'로 변경하게 된다. 이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며 엄청난 성공을 이루게 된다. 미국 전역으로의 프랜차이즈 확장을 하게 되었으며, 2004년 월마트(Walmart)에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최대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점포 수를 넘어서게 된다. 이후 2015년에는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3위로 선정되며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인이 만들어 미국 내에서 성공시킨 샌드위치 브랜드도 있다. 바로 '찰리스 필리 스테이크(Charleys Phily Steaks)로 현재 미국 내 45개의 주와 전 세계 19개국에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매출이 무려 5억 3천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미국 내에서 성공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창업자 찰리 신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부동산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작은 한국·일본 식당을 운영 중이었는데, 그래서였는지 그는 늘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