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어제(17일)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일주일 만에 다시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무산됐습니다. 대통령 경호처가 또 막아서면서, 공조수사본부 수사관들은 7시간 동안 대치만 하다 돌아가야 했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조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건 어제 오전 10시 20분쯤이었습니다.
지난 11일 첫 시도 이후 두 번째 대통령실 압수수색 시도입니다.
이번에는 경호처 서버에 보관된 조지호 경찰청장의 비화폰 통신 기록이 주된 압수 대상이었습니다.
경찰은 조 청장의 비화폰을 이미 확보했지만, 비화폰 자체에는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지 않고 서버에 저장된 통신 기록을 확보해야 당일 행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조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6차례 전화를 걸어 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경호처가 보안상의 이유로 수사관들의 진입을 막았고, 8시간 가까이 대치한 끝에 영장 집행은 불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지만, 대통령실 책임자는 여전히 비서실장이나 경호처장이어서 압수수색을 위해서는 이들의 승낙이 필요합니다.
경호처는 압수수색 협조 여부를 검토해 오늘 공조수사본부에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조본은 경찰청장 공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조 청장은 계엄이 있던 지난 3일 저녁 7시쯤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지침이 담긴 A4용지 한 장을 받았는데, 계엄 실행 전 이 문건을 공관에서 찢어 버렸다고도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 문건의 실물을 확보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양두원,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