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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트너' 정우진 변호사의 첫 연극…"시대의 아픔 보여주려 했다"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연극 '타인의 삶'의 배우 김준한

김준한 더골룸
SBS 드라마 '굿파트너'의 '정우진 변호사'로 친숙한 배우 김준한 씨가 연극에 도전했습니다. 현재 '타인의 삶'이라는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이 연극은 독일 통일 이전 동독을 배경으로 동독 최고의 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인 배우 크리스타, 그리고 이들을 감시하다가 이들의 삶과 예술에 감화되어 변화하는 비밀경찰 비즐러의 이야기입니다.

김준한 씨는 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의 아픔'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연극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극은 특히 12.3 비상계엄을 겪은 관객들에게 더욱 울림이 큰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타인의 삶'에서 체제를 비판하는 작가로 출연하는 김준한 씨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세요.
 

김수현 기자 : '타인의 삶'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그래도...

이병희 아나운서 : 영화로도.

김수현 기자 : 영화로도 있었고, 좀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시면?

김준한 배우 : 간단하게 소개를 드리자면,

김수현 기자 : 아니, 길어져도 됩니다. (웃음)

김준한 배우 : 이렇게 질문을 받으면 제가 약간 좀 혼란에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그러니까 아직 통일 이전에 동독 안에서 일어나는 어떤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동독 치하의 슈타지라는 국가보위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비즐러라는 인물이 드라이만이라는 예술가, 그러니까 극작가죠, 드라이만이라는 인물의 감시를 맡게 되면서 뭔가 그들의 삶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감화돼서 좀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가고 변화해 나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김수현 기자 : 네. 지금 드라이만 역할을 하고 계신 거잖아요. 

김준한 배우 : 네. 저는 이제 극작가인 드라이만 역할을 맡았고요. 그 안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근데 연극이 처음인 거잖아요. 근데 이 연극을 꼭 내가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처음부터 딱 드셨어요? 어떻게 하게 되신 거예요?

김준한 배우 : 이게 사실은... 최희서 배우랑 손상규 연출님이랑 같이 출연한 '벚꽃동산'을 보러 갔다가 술자리에서. (웃음)

김수현 기자 : 거기서 일이 됐군요.

김준한 배우 : 제가 사실은 그전부터 사람들한테 연극을 너무 좋아하고, 진짜 연극을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은데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런 생각들을 많이 얘기를 해왔었는데 그래서 이제 희서가 저랑 친하니까 '오빠 진짜 연극할 생각이 있어?' 그래서 '나 너무 해보고 싶지', 특히 또 그날 벚꽃동산을 보고 와서 한껏 이렇게 흥이 오른 거예요. 너무 좋아서 제가 막 흥분해 있는 상태인데 그 친구가 '사실은 자기가 아까 그 오빠 역할 한 손상규 형님이랑 같이 하는데 되게 좋다 작품이, 그게 '타인의 삶'이다.'

제가 원래 영화는 워낙 좋아했었고 그래서 너무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한번 얘기해 볼 수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서 대본을 받았는데 역시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사실 벚꽃동산 보면서도 그런 거 있잖아요, 그 상규 형님의 연기를 보면 '저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이걸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김수현 기자 : 맞습니다.

김준한 배우 : 왜냐하면 배우... 연기라는 게 연기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또 연출의 영역이기도 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분이 이 작품 안에서 자기 캐릭터,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 같이 어울리게끔 어떻게 연출해 내는지를 봤기 때문에 저분이 연출하시는 거면 너무 흥미롭고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사실은 듣자마자 하고 싶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해서 참여하게 된 겁니다.

김수현 기자 : 그러면 역할은 처음부터 '나는 드라이만' 이렇게... 어떻게 된 거예요? 역할이.

김준한 배우 : 드라이만을 제안을 주셨어요.

이병희 아나운서 : 아, 먼저.

김준한 배우 : 또 읽어봤는데, 왜 드라이만을 뭔가 주셨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같은 배우로서 뭔가 저한테서 약간 이런 것들을 조금 한번 끌어내 보고 싶으신 건가 혹은 기대를 해주고 계신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김수현 기자 : 어떤 거예요? 구체적으로.

김준한 더골룸
김준한 배우 : 제가 생각하기에 드라이만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흔들리는 사람이고, 많은 것들을 포장하고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굉장히 회색의 인간. 근데 이제 제가 이 작품을 계속 이제 또 하면서 더 느끼는 거는 색을 잃어버린 어떤 시대처럼 느껴졌거든요.

저희 작품을 또 보셔서 아시겠지만, 모든 인물의 의상이나 이런 것들도 다 회색, 무채색 계열의 것들을 입게 돼 있고, 원래 원작인 영화도 굉장히 뭔가 빛이 죽은 듯한 그런 느낌이잖아요. 왜냐하면 빛을 드러내는 순간 그 체제 안에서 억압을 당하고 핍박받는 그런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특히나 드라이만은 그 안에서 꽤나 성공했고 또 잘 살아남은 생존자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런 어떤 회색의 영역을 이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글쎄요... 많은 분들이 저를 봐주시기에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선과 악이 둘 다 뭔가 보이는 그런 어떤 면이 있다는 얘기도 많이 해주셔서 어떻게 잘 해보면 재미있게 표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본 같은 걸 받으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거는 그래도 노력... 그냥 된다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잘 만들어 나가면 그래도 재밌는 걸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비즐러보다도 드라이만을 제가 했을 때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죠.

김수현 기자 : 영화를 저도 예전에 보긴 했는데 그래서 대략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가서 봤는데도 불구하고... 어우, 연극적인 재미가 굉장히 큰 작품이었어요.

김준한 배우 : 정말 연출님이 그런 연극적인 어떤 감각, 그런 아이디어, 내공 그런 게 대단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작업하면서도 계속했어요. 연극이라는 매체를 너무 잘 이해하고 계시고. 그래서 어떻게 우리가 움직였을 때 그게 관객들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될지를. 그런 것들이 이제 공연을 하고서 이제 피드백을 받을 때 '그런 걸 다 느껴주는구나'라는 거를 이제 딱 느끼니까 하면서도 예상은 됐지만 역시 괜히 '손상규, 손상규'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죠.

김수현 기자 : 드라이만 역에 대해서 뭔가 이거는 조금 여지를 두고 한번 표현을 좀 해봐라 이런 부분이 혹시 있었나요?

김준한 배우 : 너무 구체적이게 배우들,

김수현 기자 : 디렉션을 일일이 막 주는 건 아니고.

김준한 배우 : 그런 식으로는 안 하시려고 하는 것 같고. 이제 보면 더블 캐스팅인 배우들이 또 각자가 보여주는 것들이 좀 다르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다 보니까. 많이 열어주신 부분들이 있는데... 근데 이제 꼭 해줬으면 하는 지점들은 있었어요. 예를 들자면, 크리스타에게... 이거는 너무 스포가 돼서 이런 걸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크리스타와 막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드라이만이랑. 실랑이랄까요? 되게 막 피지컬적으로도 그렇고 막 그런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정말 두 사람이 고통스러워야 된다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게 참... 이게 그러니까 미안한 주문이기도 했을 거예요 연출로서 배우들한테. 고통스러워야 된다고 두 분이.

근데 이제 고통스러워 해달라는 거잖아요. 진짜로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는 거잖아요. 근데 그게 배우가 이제 어떻게 또 연기를 하다 보면 때로는 좀 양식적으로 혹은 기능적으로만 그냥 좀 움직이게 될 때도 있고 그게 너무 힘들어서 그럴 때도 있고 그렇긴 한데, 그 작품을 준비하고 연기를 하면서 그리고 매회 거듭할수록 그 고통... 왜 고통스러워야 되는지. 실제로 고통스럽고요, 하면서도. 그랬을 때 확실히 뭔가 그래도 이 작품으로 좀 다가간 느낌이 드는데... 그런 것들?

근데 저희가 또 배우들끼리 이제 공연 들어가기 전에, 제가 이제 또 같이 하는 동생들한테 같이 이렇게 '자, 딴 건 다 까먹어도 테크니컬하게 좀 부족할 수 있어도 우리 그것만은 잊지 말자. 우리 시대의 이 스트레스만큼은 전달이 돼야 한다. 시대의 아픔.' 근데 그게... 배우가 그걸 같이 느껴줬을 때 분명히 전달되는 것들이 다를 것이고 보시는 분들에게 큰 차이가 아닐지는 몰라도.

기능적인 거는 사실은 좀 부족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이제 그 마음가짐이랄까요? 마음가짐이 정말 깊이 있게 됐을 때 뭔가 예상치 못한 것들이 발현되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이렇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 하는 것들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제 경험에서는. 그래서 그 마음가짐을 잃지 말자는 얘기들을 나누고 있죠.

김수현 기자 : 그 시대의 아픔이 관객들한테도 전해지는 것 같아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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