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로고
올해 영국 런던증시에서 상장사 이탈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추정했습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올해 런던증시에서 상장 폐지되거나 주력 증시를 다른 곳으로 옮긴 기업은 88개에 이르며 신규 상장은 18곳에 그쳤습니다.
기업공개(IPO)는 줄고 사모펀드의 상장사 인수가 늘면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상장사 수 순감은 최다, 신규 상장은 최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지난 7월 출범 이후 규제 완화 등 런던 금융가로의 유인책을 강화하고 있으나 '대탈출'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시가총액 230억파운드, 우리 돈 약 41조 7천억원의 장비 렌털기업 애슈테드는 이달 런던증시에서 뉴욕증시로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이래로 런던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 기업 중 해외 증시로 가기 위해 런던 증시를 떠나는 6번째 기업이 됩니다.
이들 6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지난 13일 기준 2천800억 파운드, 우리 돈 507조 원으로, FTSE 100 기업 전체 시총의 14%에 달합니다.
시총 390억파운드, 우리 돈 70조 7천억 원의 도박업체 플러터와 440억파운드, 우리 돈 79조 7천억 원의 건축자재업체 CRH가 지난 1년 반 사이 뉴욕증시로 옮겼습니다.
기업들은 뉴욕으로 옮기려는 이유에 대해 더 다양한 투자자나 유동성 향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에너지, 광업 같은 '기존 경제부문' 중심인 FTSE 100 지수가 올해 약 8% 오른 데 비해 빅테크 기업이 급성장 중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 상승했습니다.
북미 사업이 성장세 때문인 기업도 있습니다.
애슈테드는 영업이익의 98%를 미국에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FT가 지난해 미국 동종업계 상장사 대비 평가가치, 미국 매출 비중, 북미 주주 비율 등을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는 대형 상장사 18개가 런던증시에서 다른 증시로 옮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중 광산업체 리오틴토,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는 각각 호주, 미국 증시로 주력 증시를 옮기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3일 보고서에서 "점점 더 많은 영국 기업이 미국으로 상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영국과 미국의 평가 가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이런 현상의 가속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