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조연설하는 최수연 대표
내년 국내 플랫폼 업계에 본격적인 인공지능 전쟁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양대 토종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다퉈 본격적인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나서며 그간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 온 시장의 다변화와 본격적인 '한국형 AI' 상용화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1분기 중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AI 브리핑'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달 통합 콘퍼런스 '단 24'에서 상반기 중 서비스로 일정을 제시했지만, 내부적으로 1분기로 시점을 당겨 잡고 속도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 브리핑은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현재 통합 검색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로, 복잡한 질문에 다양한 출처의 검색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네이버는 우선 긴 질문이나 특정 카테고리 등 AI 브리핑 기능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 위주로 '넛징' 형태의 서비스를 개시한 뒤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노출 범위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생성형 AI 챗GPT가 사용자와 대화형으로 운용되는 것과 달리 검색 결과에 후속 질문을 포함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요약 기능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하는 형식으로 구동됩니다.
특히 사실상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뉴스 콘텐츠가 검색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검색 결과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이버는 또 1분기 중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출시, 맞춤형 AI 쇼핑 서비스를 내세워 수익 모델 강화에 나섭니다.
내부적으로는 현재 독자 앱 출시 후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 플레이스와 비슷한 수준의 빠른 성장세를 기대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카오 역시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를 필두로 본격적인 AI 경쟁에 뛰어듭니다.
카카오는 특히 독자적인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개발된 다양한 AI 모델을 필요에 맞게 선택해 구현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활용, 비용 효율성을 추구할 계획입니다.
별도 앱으로 출시하는 '카나나'는 AI 메이트 형식을 차용해, 개인메이트 '나나'와 그룹메이트 '카나'가 일정 관리부터 문서 이해 및 요약 등 기능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보조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미 지난 10월 첫선을 보인 '카나나' 자체를 놓고 챗GPT와 차별성 부족 등을 이유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 같은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지가 관건입니다.
카카오톡과 AI를 접목하는 서비스도 추진합니다.
특히 내년 1분기 중 카카오톡 채널 내에서 AI가 상품을 추천해주는 AI 커머스 MD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AI 퍼스널 쇼퍼 기능인 셈입니다.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출시한 구글은 내년에는 AI와 함께 확장현실(XR) 사업에 주력합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구글은 지난 12일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출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와 퀘스트를 각각 출시한 애플, 메타플랫폼(이하 메타)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생성형 AI 돌풍을 몰고 온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한국 시장 진출 여부도 관심입니다.
오픈AI는 현재 아시아 지역 가운데 일본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개설한 상태입니다.
오픈AI는 지난달 26일 산업은행과 국내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한 금융 협력, 오픈AI의 국내 데이터센터 임차공간 확보에 대한 협력 등을 골자로 장기적 협력관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오픈AI의 한국 지사 개설은 결국 시기의 문제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