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다시 선회하면서 당내 이탈표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담화가 이탈 기류에 기름을 부으면서,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일부 의원은 가족들로부터도 '탄핵 찬성에 표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여당 의원 가족도 '탄핵 찬성' 압박
곽 감독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곽 감독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무산 이후 '소방관'을 관람하지 않겠다는 불매 운동 분위기가 감지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곽 감독의 영화 '소방관'은 지난 4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을 지키며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터진 겁니다.
자녀로부터 찬성 의견을 밝히라는 취지의 문자 압박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도 있습니다.
'뉴스핌'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한 의원의 메시지 화면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자녀가 "아빠 제발 정무적 판단 좀 하세요. 내일 지나면 끝이야"라면서 "그리고 이번 주말 무조건 10표 이상 이탈해서 가결"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돼 있습니다.
"기자들이 개별 접촉 다 했고, 찬성 얘기한 사람이 10명 이상이라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압박하는 듯한 내용도 있습니다.
아빠인 국민의힘 의원은 "아빠는 요즘 그 고민하고 있다. 아빠에게 고민할 시간을 좀 주었으면 좋겠다"는 답을 보냈습니다.
당론과 가족들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당론으로 탄핵 찬성해야"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에 의원총회에 참석해서도 이런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공개 충돌했습니다.
한 대표가 "(담화의)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비판하자, 친윤계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습니다.
"그만하고 내려오라", "사퇴하라"는 요구가 쏟아진 겁니다.
▷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담화는)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이후 좌중에서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그만하고 내려오세요", "사퇴하라" 등 고성 터짐)
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이) 무엇을 자백했다는 말씀인가"라고 따졌고, 이에 한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인들을 체포하기 위한 의도로, (계엄을 선포했다는)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윤 대통령을 제명 또는 출당시키기 위한 긴급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임종득 의원 등은 한 대표에게 발언을 중단하고 연단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하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한동훈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 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당 대표로서 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의원총회장을 떠났습니다.
다시 탄핵으로 선회한 이유는?
'비상계엄 사태' 초기에는 탄핵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인 6일 '사실상 탄핵 찬성'으로 180도 선회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를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입장 선회의 이유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등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중략) 새로이 드러난 사실들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긴급 최고위원회의, 12월 6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인 지난 7일엔 윤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고, 한 대표는 탄핵 대신 '질서 있는 퇴진'으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오늘 담화를 통해 "탄핵하든 수사하든 맞설 것"이라면서 당의 마련한 '내년 2∼3월 퇴진' 로드맵을 거부하자 '탄핵 찬성'으로 재선회한 것입니다.
조경태 "국민이 쌍욕할 정도"
친한계인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모레(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한다"고 한 의원이 썼습니다.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습니다.
-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SNS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자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진종오 의원도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이번 주 토요일 국회에서 진행될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는 이번 주 토요일 국회에서 진행될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합니다. 그리고 저의 이런 결정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기자회견문
진 의원은 밤을 지새워가며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기자회견 도중에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