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12.3 계엄사태 당시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출동시켰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어제(10일) 군 검찰 조사에서 "계엄 며칠 전부터 김용현 국방장관이 독대 보고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어제 여 전 사령관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사전에 계엄 계획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어제 검찰 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여 전 사령관은 "직위상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독대 보고하는 일이 많은데, 계엄 며칠 전부터 김 전 장관이 야당의 탄핵 남용과 예산안 처리 지연 등 시국을 언급하며 계엄 필요성을 시사하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다만 "'이 사람 큰일 나겠구나' 생각했을 뿐 실제 계엄이 실행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구체적 계획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걸로도 확인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도 취재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국회로 출동한 방첩사 병력이 경내로 진입을 하지 못하자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왜 병력이 들어가지 못하는지 상황을 캐물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다만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B1 벙커에 체포 인원을 수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은, 계엄 당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전달받아 조사 장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고 사전부터 준비한 것은 아니라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추미애 민주당 의원 등이 공개한 방첩사의 계엄 관련 문건 등은 이전 사령관 때부터 마련돼 있던 것이고 12.3 계엄을 위해 준비한 것은 아니라고도 소명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방첩사령부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데, 조만간 여 전 사령관을 추가 소환해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지시 관계 등에 대해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