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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틀 전부터 "지시 대기하라"…윤곽 잡히는 준비 정황

계엄 이틀 전부터 "지시 대기하라"…윤곽 잡히는 준비 정황
▲ (왼쪽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며칠 전부터 은밀하게 각급 부대와 인물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계엄을 향해 치달았던 모습이 군 관계자 증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오늘(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는 국군방첩사령부, 국군정보사령부, 육군 등 군의 주요 직위자들이 출석해서 의원들 질의에 답했습니다.

방첩사 이경민 참모장은 여인형 사령관이 지난 1일 북한 도발을 이유로 주요 간부들에게 지시 대기를 하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참모장은 여 사령관의 직무 정지에 따라 현재 사령관 직무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이 참모장은 '12월 1일 여 사령관이 휴가 후 돌아와서 북한 도발 임박을 빌미로 대령급 실장들에게 통신상으로 지시 대기를 내렸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는 또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전에는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각 처·실장들은 음주 자제하고 통신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여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이후 대남 풍선을 띄운 적이 없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이 군이 '도발'로 규정하는 무력시위는 지난달 5일이 마지막이었는데 북한과 풍선을 이유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고교 후배로 계엄 사태 관여 의혹을 받는 여 사령관이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 국군정보사령부 병력을 통솔하는 문상호 정보사령관도 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지시로 선관위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문 사령관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3일 오전 10∼11시 '해당 주에 야간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 정도를 편성해서 대기시켜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후 해당 주가 아닌 당일 야간에 바로 임무를 줄 수 있다는 지시가 다시 왔고, 이때는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가 함께 왔다고 합니다.

그는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를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선관위 CCTV에서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지시했고, (촬영한 사진은) 제가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김 전 장관과 둘이 만났던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박 총장은 지난 3일 오후 4시 현안 토의를 위해 김 전 장관과 둘이 만났다고 오늘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5일 국방위원회에 출석했을 때는 당일 육군사관학교 교장 이·취임식 외에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오후 4시 토의 이후 박 총장에게 '21시 40분에 (국방부·합참 청사의) 장관 대기실에 와 있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후 약 1시간 뒤 계엄이 선포되고 박 총장은 같은 건물 지하의 합참 전투통제실로 이동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습니다.

박 총장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보고서야 계엄 사실을 알았다고 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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