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탄핵표결 앞두고 담화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간) 한국 법무부가 '비상계엄 사태' 대혼란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출국금지한 것과 관련, 한국의 정치적 기능부전(不全)이 심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출국금지됨에 따라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했다"고 지적한 뒤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출금 요청을 수용한 것은 "정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습니다.
NYT는 또 이번 출국금지가 "윤 대통령의 비상한 조치(계엄)의 여파를 가중시켰다"고 진단한 뒤 "윤 대통령의 짧았던 계엄 이래 한국은 리더십 공백으로 빠져 들어갔고, 확산하는 시위는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문은 "한국인들은 윤 대통령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누가 나라를 통치하는지 확신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와 함께 "아직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속)된 적은 없다"면서 만약 구속될 경우 윤 대통령이 계속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률학자들 견해가 엇갈린다고 소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과도적 권력 행사 구상을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지난 8일 담화 이후 "한국의 통치체제(거버넌스)는 실질적으로 마비됐다"고 진단했습니다.
WP는 또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통치권을 사실상 총리에게 이양하는 내용의 한 대표-한 총리 담화는 법적 근거가 의문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 대표는 담화문에서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하겠다면서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별도 담화문에서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아 모든 국가 기능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NN은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탄핵 투표에서 살아남았지만 그의 정치적 생존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폭스뉴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소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검찰 조사를 거부했고, 퇴임 후 조사를 받고 구속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