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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거나 맹목적이었던 그들…장태완 같은 군인 없었나? [스프]

1209 이브닝 브리핑 썸네일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때 45년 전의 장태완 같은 군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책임을 다 떠넘기는 모습,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 부당한 지시인지 모르고 따랐다는 고백만 나오고 있습니다. 군 지휘관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지휘관 중 한 명이라도 장태완 전 장군처럼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며 행동에 나섰다면, 역사의 퇴행이 없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707특임단장 "국회 활동 보장돼야 한다는 것 몰랐다"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대령) 단장이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자신의 신분 자체가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얼굴과 신분을 공개하면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부터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프 장태완같은 군인김 단장이 말하고자 한 것은 "707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이용당한 안타까운 피해자"라는 겁니다.

그는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사령관이 말했고, 김용현 전 장관이 지시했던 것 같다", "사령관도 지휘통제실에서 전화를 통해 받은 지시를 1차적으로 뱉어내는 것 같았다"면서 사실상 707특임단에 지시를 내린 건 김 전 장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문과 정문에서 몸싸움을 하라고, 창문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은 저"라면서 부대원들에게 유리창 깨고 진입을 지시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스프 장태완같은 군인김 단장은 기자회견 도중 울먹이기도 했는데요, 뒤늦게 양심고백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관련 법을 잘 몰랐다는 점도 고백했습니다.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 "저를 제지하는 관계자들에게 '계엄사령부 지시를 받고 왔다. 계엄사령부로 항의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몰라서 행동했지만, 모르는 것 또한 제 책임이라 생각하고 부대원들을 내란죄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린 것에 사죄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계엄을 예상하고 관련 법을 숙지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원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상부의 지시에 의문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은 나오고 있습니다.

모르고 한 행동이 초래한 결과는 너무 참담하기 때문입니다.

박안수 "어떡하나, 어떡하나..."

12·3 비상계엄 발동 때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참총장도 맹목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국회 현안질의에 나선 박 총장은 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건넨 계엄 포고령을 받고, 위헌·위법성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계엄 상황은 (포고령을 같이 본 4명이) 조금 약해서 '어떡하냐, 어떡하냐' 하다가 시간이 지났다"면서 시간 오류만 수정하고 포고령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스프 장태완같은 군인
▷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포고령 배포 과정을 설명 한 번 해보세요.
▶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포고령을 받고) 4명이 '법적으로 검토되었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보자', 그래서 쭉 같이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도 저만큼이나 군인으로서의 최고의 전문가지만 계엄 상황에는 좀 약해서 '어떡하나, 어떡하나' 하면서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중략) 확인하는 과정이 좀 부족했던 건 사실입니다.

계엄 선포 직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첫 번째로 적혀 있었습니다.

헌법 제77조에는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는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포고령에서 국회 활동을 금하는 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권한을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707특임단장도 말했듯 계엄군의 국회 투입은 국회 운영을 방해할 목적이라는 게 명확해지고 있고, 내란죄의 증거도 쌓이고 있습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이 이밖에도 '처단한다'는 등의 서슬 퍼런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 몰랐다거나 김용현 전 장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비겁해 보입니다.

지휘관의 불복종 고백 믿을 수 있나?

그런데, 일부 군 지휘관의 양심선언에 대해 반박하는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실 공방이 있는 겁니다.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6일 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의 방문을 받고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프 장태완같은 군인
그 임무를 수행한 인원들은 당연히 나중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김병주 의원 유튜브, 지난 6일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이상현 1공수여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곽종근 사령관이 '(상부로부터) 의결을 앞둔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며 지시가 전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문을 부수고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고 안 되면 전기라도 내리라"는 지시를 했다고도 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과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는 겁니다.

이를 두고 일부 지휘관이 자기 변호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어서, 누구 말이 맞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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