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단
한국 탁구가 2024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 결승에서 중국에 1-8로 져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혼성단체 월드컵이 출범한 작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입니다.
한국은 매치 점수가 아니라 각 매치의 게임 점수 합계로 먼저 8점을 따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을 절감했습니다.
8개 팀이 겨루는 본선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중국에 4-8로 덜미를 잡혔던 한국은 결승에서도 1-8로 완패했습니다.
결승 첫 경기 혼합복식의 조대성(삼성생명)-신유빈(대한항공) 조가 중국의 남녀부 세계랭킹 1위가 호흡을 맞춘 왕추친-쑨잉사 조에 1-2로 지면서 얻은 1승이 승수의 전부였습니다.
만리장성 허물기에는 실패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예선을 포함해 전체 11경기 중 중국전 2패를 제외하고는 9승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일본과 본선 2라운드 경기에서는 8-5 승리를 거뒀고, 홍콩과 2차례 맞대결에서도 각각 8-2, 8-5로 이겼습니다.
8개 팀이 겨룬 본선 2라운드에서는 중국이 7전 전승(승점 14)을 올린 가운데 한국은 6승 1패(승점 13)로 2위에 랭크됐습니다.
이어 홍콩 5승 2패(승점 12), 루마니아 4승 3패(승점 11)로 뒤를 따랐고, 일본은 3승 4패(승점 10)에 그치면서 5위로 밀려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한국의 남녀 간판 장우진(세아)과 신유빈은 건재를 과시하며 에이스로서 제 몫을 해냈습니다.
장우진과 신유빈은 일본과 본선 2라운드 경기 때 각각 남녀 단식 주자로 나서 다나카 유타와 사사오 아스카를 각각 2-1로 돌려세워 8-5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신유빈은 단식을 물론이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콤비인 전지희와 호흡을 맞춘 여자복식, 조대성(삼성생명)과 듀오로 나선 혼합복식에서도 활약하며 결승 진출에 앞장섰습니다.
남녀 기대주 오준성(미래에셋증권)과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과 중 하나입니다.
18세의 오준성은 중국과 본선 2라운드 세 번째 남자단식에 나서 세계 1위 왕추친을 맞아 0-3으로 졌지만 1세트와 3세트 듀스 대결을 펼쳤습니다.
오준성은 앞서 올해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 8강에서 왕추친을 3-1로 꺾는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키며 동메달을 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19세의 여자 기대주 김나영도 중국과 본선 2라운드 때 세계 1위 쑨잉사에게 1-2로 졌지만, 첫 세트 듀스 대결을 12-10으로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쑨잉사는 신유빈을 비롯해 국내 선수들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할 만큼 철벽이지만 김나영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것입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이 여자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알린 한국 탁구는 대한탁구협회 수장이 왕년의 스타 유승민에서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로 바뀌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태성 회장은 왕년의 유남규, 김택수, 현정화 등과 함께 혼성 단체전이 열린 중국 청두를 찾아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ITTF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석은미 코치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