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KDDX 비리' 왕정홍 전 방사청장 구속 송치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상대로 납품을 도와주겠다며 2억 원에 가까운 금전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왕 전 청장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구속 상태로 오늘(6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왕 전 청장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으로,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방산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기조하에 방위사업청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왕 전 청장이 지난 2020년 재직 당시 KDDX 사업 기본설계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 HD 현대중공업에게 유리하도록 내부 벌점 규정을 바꾸는 등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후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KDDX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왕 전 청장을 송치하면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면서도 벌점 규정 수정과 현대중공업 특혜 의혹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한 채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KDDX 사업 경쟁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서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면서 왕 전 청장과 HD현대중공업 간 유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검찰이 규명해야 할 몫으로 남았습니다.

경찰은 다만, 왕 전 청장이 퇴직 이후에 서울 모처에 있는 한 서버업체 K 사를 상대로 'KDDX에 K 사 서버를 납품할 수 있게 돕겠다'며 비상장 주식 8천만 원가량을 한 지인 명의로 차명으로 수수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해당 업체로부터 1억 2천만 원을 자신이 속해 있던 세무법인을 통해 고문료 형태로 수수했다는 내용도 함께 파악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왕 전 청장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법리 검토를 거쳐 추가 수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