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대희 충남경찰청장
배대희 충남경찰청장이 경찰 고위 간부 중 처음으로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배 청장은 오전 9시 41분쯤 경찰 내부망 온라인 게시판에 '초유의 비상계엄상태…우리 경찰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자신을 자유주의자와 법치론자라고 밝힌 배 청장은 "관료 탄핵과 예산 삭감은 권력분립을 위해 헌법 내재적으로 예정하고 있는 수단들이고,설령 탄핵과 예산삭감으로 국가 기능이 마비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군대를 동원한 무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는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정치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배 청장은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는 위헌·위법이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어 "이상한 비상계엄에 경찰이 연루돼 '경찰이 무언가 국가 비상 상황을 획책했다는 의심'을 들게 한 상황이 기분 나쁘다"며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하거나 최소한 포고령은 헌법 위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판결이 없다고 이러한 위법 상태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가"라고 토로했습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배 청장은 "위헌·위법에 대해 중립성을 이유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오히려 중립성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위헌·위법에 대해 위헌·위법이라고 말하는 것이 법치주의적 관점에서도, 경찰의 중립성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배 청장의 글에는 오후 2시 기준 1만 회가 넘는 조회 수와 150여 개가 넘는 현직 경찰들의 공감과 응원 댓글이 달렸습니다.
경북 의성 출신인 배 청장은 2002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시 특채(경정)로 2005년 경찰로 입문한 경찰 내 법률 전문가입니다.
(사진=충남경찰청장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