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륵도에서 새롭게 확인된 공룡 골격 화석. 늑골 부위로 추정
전남 여수 대륵도와 소륵도, 송도 일대에서 공룡 뼈(골격)로 추정되는 화석 수십 점이 발견됐습니다.
지층 내부에 숨겨져 있는 화석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가유산청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굴 조사와 연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7월부터 대륵도와 소륵도, 송도 등을 조사한 결과, 해안가를 따라 노출된 지층 표면 4곳에서 공룡 골격 화석 60점을 확인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대륵도 일대에서는 2007년 공룡 골격 화석이 처음 발견된 바 있습니다.
남해안 일대 지층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늑골, 즉 가슴뼈로 추정되는 화석이 묻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후 연구를 거쳐 올해 약 4개월간 정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대륵도에서는 총 56점의 공룡 골격 화석이 확인됐습니다.
가로 6.6m, 세로 1.8m 범위에서 찾은 화석으로, 이 가운데 17점은 척추뼈, 갈비뼈, 다리뼈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길이가 50㎝가 넘는 골격 화석도 있어 상당히 큰 개체로 추정됩니다.
송도에서는 거골(복사뼈)로 추정되는 골격 화석을 새로 확인했습니다.
보존 상태를 볼 때 지면 아래로 경골(정강이뼈)이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습니다.
소록도의 경우, 10여m 떨어진 두 지점에서 하악골 또는 장골, 요골 일부로 추정되는 골격 화석이 각각 발견됐습니다.
하악골은 아래턱뼈, 장골은 엉덩뼈, 요골은 아래팔뼈입니다.
어떤 종의 공룡인지, 정확히 어떤 부위인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할 전망입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공룡 발자국이나 공룡알 화석산지가 발견돼 조사·연구한 적은 많았지만, 공룡 골격 화석이 다수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경남 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 경북 의성 제오리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전남 화순 서유리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번에 찾은 골격 화석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 중론입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예산 약 7억 원을 투입해 대륵도, 소륵도, 송도 일대에 있는 공룡 골격 화석의 분포를 조사한 뒤 본격적인 발굴에 나설 예정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이 일대는 해양수산부의 '광양항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 사업' 대상지로, 향후 주변이 매립되면 화석 산지를 보존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신속한 발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공룡 화석 연구를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공룡 화석 산지로 유명한 미국, 캐나다, 몽골 등과 달리 한국의 암석은 단단하고 치밀해 야외 발굴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 실험실과 수장 시설, 인력도 미흡한 편입니다.
국가유산청은 "내년부터 화석의 보존·관리 기반을 확대하고 전문적인 처리와 연구를 수행해 우리나라 고유 공룡 화석의 실체를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