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탐구는 9개 과목 중 6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수능보다 올랐습니다.
과학탐구는 8개 중 2개가 작년보다 상승했습니다.
이에 입시업계에선 탐구영역이 대학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과 학생이 공부량이 비교적 적은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이른바 '사탐런(run)' 가속 현상 속에 올해 수능이 이후 수험생의 탐구영역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됩니다.
오늘(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은 생활과 윤리가 77점으로 가장 높고 정치와 법이 66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작년엔 정치와 법이 73점으로 가장 높고 윤리와 사상, 세계사가 각 63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합니다.
9개 과목 중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등 6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보다 상승했습니다.
하락한 과목은 정치와 법, 사회·문화, 경제 세 과목입니다.
과학탐구의 경우 화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고 화학Ⅰ이 65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작년엔 화학Ⅱ가 80점으로 가장 높고 지구과학Ⅰ이 68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8개 과목 중 작년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오른 과목은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 두 과목이었습니다.
화학Ⅱ, 화학Ⅰ, 물리Ⅰ, 물리Ⅱ, 생명과 과학Ⅱ는 작년보다 떨어졌고 지구과학Ⅱ는 동일했습니다.
사회탐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대체로 과학탐구보다 높게 형성된 것입니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영역 모두 평이했던 데다가 국어와 수학은 만점자가 1천 명이 넘는 인원이 나온 만큼 탐구영역이 당락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각 수험생의 탐구영역 성적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을 정도로 탐구 비중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점수 분포도로 볼 때 대학별 과목 가중치,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력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당장 따지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대학은 수험생의 선택과목 표준점수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계산한 점수인 변환표준점수를 발표해서입니다.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크게 차이 나는 상황을 고려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줄이고자 개별 대학은 저마다의 산출식을 적용합니다.
다만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별도의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지 않고 성적표상 표기된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는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활용한다"며 "수능 성적 발표 이후 공개되는 각 대학의 탐구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탐구가 어려웠던 여파로 사탐런이 줄어들지는 미지수입니다.
통합수능 기조에 따라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지원자에 대한 과학탐구 응시 의무 규정을 없애면서 이과 학생이 비교적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사탐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올해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22만 5천135명, 사회탐구 1개 과목과 과학탐구 1개 과목을 조합해 응시한 학생은 4만 7천723명으로 통합수능 도입 이래 최다였습니다.
임 대표는 "이과 학생 중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이 고득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모집 지원에서는 의대 등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상·중상위권 모두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가 어려웠다고 해도 공부량이 과학탐구보다 적다는 이점은 여전하다"며 "고교 2학년생의 모의평가 응시 경향을 보면 사탐런은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과학탐구를 선택하는 응시생이 줄면서 1, 2등급을 받기 어려워지자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고자 사탐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외려 더 늘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탐런이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지난 1일 2025학년도 수능 가채점을 기준으로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를 추정한 결과 과학탐구의 변환표준점수 최고점은 평균 71.37점으로, 사회탐구 70.77점보다 불과 0.6점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회 장지환 교사는 "다수 대학에선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특히 상위권 대학은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해 탐구 과목의 점수도 보정하기 때문에 사회탐구 과목이 무조건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