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에서 계엄이 막혔는데도, 지체없이 나와야 할 대통령의 계엄 해제 발표는 3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나왔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한덕수 총리가 계엄 해제를 위해 대통령을 계속 설득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젯(3일)밤 10시 반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어제 새벽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의결됐습니다.
관련법상 국회가 요구하면 즉시 계엄을 해제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는 3시간 반이 지난 새벽 4시 반에야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하였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 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습니다.]
SBS 취재 결과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는 한덕수 총리의 거듭된 요청으로 이뤄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벽 계엄 해제 담화가 나온 것도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을 어렵사리 설득해 겨우 자리에 앉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 진행됐던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했는지도 따져 봐야 할 부분입니다.
당시 국무회의는 보안 때문에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는데, 계엄에 대해 일부는 반대, 일부는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회의록은 통상 열흘 정도 뒤에 공개하는데 계엄 관련 내용은 비밀사항이라 어디까지 공개할지 검토 중"이라며 "속기록을 작성할 간사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국무위원들에게 작성한 메모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윤 대통령과 일부 장관들을 내란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이번 사태 중 두 차례 진행된 국무회의 내용이 책임 규명의 열쇠가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