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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세력 척결"…참모 몰랐던 기습 발표

<앵커>

어젯(3일)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뉴스 특보 보내드리고 있지만, 시청자분들도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하실 겁니다. 그럼 시간을 되돌려서 의문점을 정리해 보면, 대통령실이 술렁이기 시작한 건 어젯밤 9시 반쯤입니다. 그리고 밤 10시 23분 시작된 긴급 담화에서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자유 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그런데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그 이유로 들었던 반국가 세력이 누군지 그 실체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대통령 발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찰이 국회 출입문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밤 11시 25분 계엄사령관이 지명되고, 포고령 제1호가 발표됐습니다. 통제하고 처단하겠단 무시무시한 표현이 담긴 이런 포고령이 과연 적법한가, 의문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밤 11시 46분 국회 상공에 헬기가 날아들고 무장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에 진입했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 새벽 1시 1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됩니다. 그러자 결국 계엄군이 철수했는데, 대체 이들은 무슨 명령을 받고 국회에 온 건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되고 한참이 흐른 새벽 4시 27분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기까지, 과연 누구와 어떤 논의를 한 건지 여전히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은데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그럼 먼저 대통령이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한밤에 비상계엄을 선포했을지 대통령이 말한 계엄의 이유가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어젯밤 10시 23분쯤 생중계 형태로 기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대통령실 실무자 대부분이 관련 내용뿐 아니라 담화 발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밝힌 비상계엄의 명분, 우선 야당의 연쇄적인 정부 관료들과 다수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가 정부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가 없던 상황입니다.]

야당이 내년도 예산 4조 1천억 원을 삭감한 것도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했다고 간주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예산 폭거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가 재정을 농락하는 것입니다.]

특히 야당의 예산 탄핵은 곧 민생 치안의 공황 상태로 이어질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모든 주요 예산을 삭감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 치안 공황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국정 마비 사유를 거칠게 헌정질서의 유린이자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규정하면서, 야당을 체제 전복을 노리는 종북 반국가 세력과 등치 시키는 결론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도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량한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 했지만, 난데없는 한밤 기습 계엄선포에 정작 대다수의 국민들이 극도의 불안과 혼란을 겪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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