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들이 가장 놀라고 믿기 어려웠던 건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에 나타나 맨손의 시민들과 맞선 장면일 겁니다. 그 과정을 주요 장면별로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 들어온 계엄군이 본회의장 코앞까지 왔을 때 가까스로 계엄해제 요구안이 상정됐습니다. 국회는 이 순간들이 담긴 CCTV를 공개하면서 유례없는 폭력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밤(3일) 11시 반쯤.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대원을 태운 헬기 세 대가 국회 본청 뒤 운동장에 착륙합니다.
헬기에서 내린 계엄군은 본청을 향해 빠르게 이동합니다.
운동장과 연결된 국회 본청 후문을 통한 진입이 무산되자, 계엄군은 정문 앞에서 보좌진들과 대치합니다.
이 시각 국회 본회의장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처리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의원들이 속속 모이고 있었습니다.
계엄 해제안 처리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새벽 0시 40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창문을 계엄군이 부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국회 본청에 진입한 계엄군은 3층 의장실에서 로텐더홀로 이어지는 붉은 카펫이 깔린 복도에서 보좌진과 마주칩니다.
본회의장이 바로 코앞이었습니다.
계엄군의 이동은 여기서 막혔고, 이때 우원식 의장은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계엄 해제안을 상정합니다.
[우원식/국회의장 :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합니다.]
국회 사무처는 밤사이 불법행위가 담긴 모습이라며 국회 내부 CCTV 화면을 공개하고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유례없는 폭력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김민기/국회 사무총장 : 헬기 24차례를 통해서 무장한 계엄군 약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습니다.]
민주화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국회와 계엄군의 속도전은 새벽 2시 3분 계엄군이 국회 경내서 철수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