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초고가 아파트나 빌라는, 시세 파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가의 절반도 안 되는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물리는데요. 국세청이 내년부터 이런 곳들 세금 제대로 걷겠단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입니다.
가장 큰 전용면적 235㎡짜리는 4세대뿐인데, 그래서 거래가 거의 없고 시세 파악도 어렵습니다.
[서울 서초구 A 공인중개사 : 최근에는 (매물이) 별로 없더라고요. 50평대만 나와 있고.]
이렇게 실거래가가 없는 경우 상속, 증여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235㎡형의 추정 가격은 180억 원이지만, 그 절반도 안 되는 공시가격 75억 원을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지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중형 면적의 경우, '시세'가 비교적 분명하고 상속, 증여세도 '시세'가 기준이 됩니다.
[서울 서초구 B 공인중개사 : (전용면적 129㎡) 70억 넘어요. 75억~80억 정도 나올 거예요.]
때문에 같은 단지 내 아파트 규모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상속, 증여세 기준은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시가격과 시세와의 격차가 더 벌어져 세금 역전현상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70억 원대로 추정되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223.6㎡형은 공시가격 37억 원을 기준으로 증여세는 13억 7천만 원 부과되는데, 시세가 비교적 분명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형은 시가 43억 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3억 원 더 내야 하는 겁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국세청은 내년부터 주거용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추정 시가보다 신고가액이 5억 원 이상 낮거나 두 가격의 차이가 10% 이상인 경우로 감정평가 대상도 확대해 최대한 실제 가치에 따라 과세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