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수확이 한창인 서산의 한 배추밭.
배추를 서너 포기씩 담아 놓은 망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신선 배추'라는 표기와 함께 '강릉 배추' 상표가 붙어 있습니다.
서산에서 수확한 배추를 강릉산으로 표기해 원산지를 둔갑시킨 겁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원 : 서산시 부석면 배추를 강릉 00 배추 망에다가 옮겨 담으신 거고, 표시 자체도 강원도 강릉이라고 하신 거예요.]
서산 배추를 강릉산으로 둔갑시킨 이유는 배춧값 차이 때문입니다.
3포기 한 망에 6천 원 선에 거래되는 서산 배추와 달리 강릉 배추는 7천 원 선으로 20%가량 비쌉니다.
유통업자 A 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틀간 원산지를 속인 배추 4천2백만 원 상당을 서울과 부산 도매 시장에 팔아넘겨 9백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원산지 표기 위반 상인 : 여기가 브랜드가 없다 보니까 (시장에서) 원하니까 내가 해봤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올해는 폭염으로 여름 배춧값이 폭등하는 이른바 '금배추 파동' 속에 올 10월까지 원산지 둔갑 적발 건수가 156건으로 지난 2022년 70건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임호규/농관원 팀장 : "인지도가 높은 강원도 강릉산으로 표시할 경우 비싼 가격으로 유통된다는 것을 악용한 범죄행위로 이런 유사한 범죄가 이루어질 수 없도록 현장 모니터링, 감시 활동 강화 등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하도록…"]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원산지 둔갑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배추뿐 아니라 마늘과 양파 등에 대해서도 단속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취재 :박범식 TJB, 영상취재 : 김용태 TJB,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