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표 대결에 나섭니다.
영풍이 MBK와 손잡고 지난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전을 시작하면서 격화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일단락될 전망입니다.
오늘(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늘 오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청구했던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입니다.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영업일 기준 열흘 남짓 남은 만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오늘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됐습니다.
그간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개최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이 추천한 이사진에 대해 검토했는데 이 과정에서 과다 겸직 문제 등을 가진 일부 인사들에 대해 보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임시주총 표 대결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드러나게 됩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포인트 넘게 벌린 상태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우호 세력 지분을 더한 최윤범 회장 측은 약 34%로 추산됩니다.
고려아연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해외 기관 등의 제3 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습니다.
MBK가 이번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활용한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입니다.
고려아연은 또 영풍·MBK 연합을 겨냥한 시세조종 혐의 등에 대한 조사도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의결원 행사와 실제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