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 지분 계열사 부당 지원' 셀트리온에 과징금 4억 원

총수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재고 보관료를 받지 않고, 상표권을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셀트리온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셀트리온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과징금 4억3천500만 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08년 8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이하 헬스케어)와 판매권 부여 기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어시밀러 제품 개발에 드는 비용 및 리스크를 공동 부담하고, 향후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국내외 판매권을 갖는 합의였습니다.

셀트리온의 담당 업무는 ▲ 바이어시밀러 제품 연구개발 ▲ 임상 허가 등록 ▲ 생산 ▲ 품목허가로, 헬스큐어의 담당 업무는 ▲ 바이오시밀러 구매 ▲ 재고 보관·관리로 각각 정했습니다.

당시 헬스케어는 셀트리온 그룹의 동일인인 서정진 회장이 88.0%의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 회사였습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개발 및 품목 허가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헬스케어는 2009∼2013년까지 영업이익 적자가 누적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했습니다.

이에 셀트리온은 2009년 12월 기존 기본계약에 적힌 내용을 뒤집고 헬스케어 소유의 의약품을 보관료 없이 보관해주기로 합의했습니다.

더 나아가 2012년 8월에는 기본 계약을 개정해, 헬스케어의 보관료 지급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아울러 자사가 등록·보유한 '셀트리온 상표권'을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헬스케어에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해당 상표권을 서 회장이 지분 69.7%를 보유한 셀트리온스킨큐어에도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셀트리온은 2018년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동안 받지 않은 상품권 사용료를 자체적으로 산정하기도 했지만, '공짜 상표권 사용' 행위는 이후에도 2019년까지 지속됐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셀트리온이 헬스케어와 스킨큐어에 12억1천만 원의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실제 지원 행위는 2009년부터 시작됐지만, 셀트리온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6년 이후 기간에만 지원 금액을 산정했습니다.

사익편취 행위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서 회장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김동명 공정위 내부거래감시과장은 "제공된 이익이 50억 원 미만인 점과 동일인의 지시·관여 여부가 불명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의약품·제약 분야에서의 사익편취 행위를 제재한 첫바 사례"라며 "건전한 거래 질서를 왜곡하고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는 부당한 내부거래 행위를 지속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