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왜 나쁜 손을 뻗었나.
2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어떤 나쁜손에 대한 이야기를 추적했다.
지난달 9일 늦은 오후 40대 중반의 여성이 장훈 씨가 운영하는 방앗간을 찾았다. 이에 장훈 씨는 "제가 운동도 하고 100kg를 넘는데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 이제 낯선 사람이 오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 여성은 "고추 하네요. 맵네요"라며 가게를 둘러보았고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그가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했다. 장훈 씨의 어머니도 옆에서 일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불쑥 손을 내밀어 장훈 씨의 중요 부위를 꽉 잡은 것.
이에 장훈 씨는 "어떻게 해야 되지? 아무것도 못하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라고 당혹스러웠던 그때를 떠올렸다. 문제의 손님은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장훈 씨를 추행했다. 뭐 하는 거냐고 물어도 답이 없던 손님.
장훈 씨는 결국 그 손님을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의 손님은 47살의 최 씨. 그는 장훈 씨 모자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제작진은 최 씨의 행적을 수소문했고 휴대전화 가게에서 그가 남편과 함께 사건 당일 방문했다고 했다. 당시 평소와 달리 휴대전화 상자를 집어던지고 남편에게 화를 내며 가게를 뛰쳐나갔다는 최 씨.
그리고 지난 11월 2일, 최 씨는 방앗간에 바나나와 비타민 음료를 놓고 갔다. 그리고 얼마 뒤 남편과 함께 다시 방문했다. 왜 그랬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난다며 봐달라는 말만 반복했다는 최 씨.
진심 어린 사과를 잊은 최 씨에게 장훈 씨는 분통이 터져 2천만 원을 주면 합의를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최 씨는 "미안하네요. 제가 돈을 못 구했네요. 신랑은 돈 안 준다 하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번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모욕감을 안긴 추행에 장난스러운 사과만 했던 최 씨. 그의 진짜 속마음은 뭘까?
제작진은 직접 최 씨를 찾아 물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우리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춧가루 만진 기억은 나는데 머리가 안 좋아가지고"라며 자신의 추행에 대해 부인했다.
그날의 CCTV 영상을 보여줘도 자신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사건 이후 두통에 시달린다며 제작진을 쫓아냈다.
마을에서 수차례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킨 최 씨. 그리고 제작진은 주변 식당에서 최 씨를 걱정하는 식당 사장을 만났다. 식당 사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자기 정신이 나간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착하다. 안 아프면 안 그런다. 마을 사람들도 다 아는데 사람 상태가 안 좋다는 거 다 안다. 정신질환이 있다. 충동적인 행동도 병 때문 그런 거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제의 행동을 보일 때마다 폭력적이 된다는 최 씨. 그의 남편은 그런 그와 싸움대신 피하는 것을 택했던 것으로 보였다.
이에 제작진은 최 씨의 남편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성추행 사건에 난감한 기색을 보인 최 씨의 남편. 그는 "멀쩡한 정신으로는 안 그랬을 거다. 지금도 이상하다. 약 먹으라고 해도 스스로 챙겨 먹지 않는다"라며 답답해했다.
그리고 남편은 최 씨가 진단받은 병이 조현병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신경정신과 전문가는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이 주된 증상이다. 성적인 내용이 망상과 결부되어 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화의 양상들을 봤을 때 본인도 이런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증상으로 인한 충동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치료를 받게 되면 이러한 증상은 좋아진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 씨의 관할 행정복지 센터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부탁했다.
현재 최 씨는 강제 추행 혐의로 접수, 혐의가 있는 걸로 판단되어 관할 지청으로 사건이 송치된 상황. 이에 전문가는 "기본적인 강제 추행에서의 권고 형량 징역 6개월에서 2년 정도에 실형과 집행유예가 검토되는 상황이다. 평소에 조현병이든 우울증이든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바로 심신 미약으로 인정되는 것 아니라 강제 추행 행위 시에 내가 무슨 행위를 하는지 모를 정도의 상황이었냐 이게 입증이 되어야 한다"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장훈 씨에게 취재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장훈 씨는 "정신질환을 갖고 있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트라우마는 남을 것 같다. 명백하게 너무 수치스러웠던 사건이다. 병이 있다고 해도 범죄는 범죄, 사과를 하려고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합의를 하려고 하고 처음 사과를 할 때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며 "사과받고 싶은 마음도 지금 아예 없어졌고 합의하고 싶은 마음도 아예 없다. 죄책감으로 뉘우치고 처벌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해 용서가 안 되는 마음을 밝혔다.
병이 있다고 모든 잘못이 용서되지는 않는다. 변명대신 진심 어린 사과를 구하는 것, 최 씨는 거기서부터 이 사건을 마무리해야만 할 것이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