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기 트라이아스기 공룡 스모크(Smok)의 똥화석
공룡 똥과 구토물 등의 화석인 브로말라이트(bromalite) 분석 결과 공룡이 다양하게 진화해 다른 네발 동물을 제치고 쥐라기의 지배자가 되는 데에는 식이 다양성과 적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웁살라대학 그제고시 니에즈비에츠키 박사팀은 28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공룡 똥화석(coprolites·糞石) 등을 분석,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먹이 생태계를 재구성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공룡은 2억 4천700만~2억 3천7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중기에 등장했지만 육상 생태계 지배자가 된 것은 3천만 년 후인 쥐라기 초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기에 공룡들이 다른 네발 척추동물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공룡이 생태계를 지배하게 된 원인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트라이아스기 후기에서 쥐라기 초기에 살았던 공룡들의 똥화석 등 브로말라이트 500여 개를 내부 구조 3D 이미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 먹이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또 이 결과를 기존 화석 기록 및 기후·식물 데이터와 비교해 척추동물들의 크기와 개체수 등 변화를 추정했습니다.
논문 제1 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인 마틴 큐반스트롬 박사는 "동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동물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공룡이 (쥐라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초대륙 판게아의 북부였던 폴란드 분지(Polish Basin)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지역의 똥화석 분석 정보를 기후 데이터 및 식물, 공룡 발자국, 뼈 등 다른 화석 정보와 결합해 2억 3천만~2억 년 전 트라이아스기와 쥐라기 생태계를 재구성했습니다.
폴란드 분지 똥화석에는 물고기, 곤충, 더 큰 동물과 식물 잔해가 포함돼 있었고 전체가 보존된 딱정벌레와 반쯤 보존된 물고기도 발견됐습니다.
또 다른 똥화석에는 하이에나가 씹어 먹은 뼈처럼 부서진 뼛조각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또 최초의 대형 초식 공룡인 긴목 수각류의 똥화석에서는 다량의 나무고사리와 다른 식물들, 숯 등이 발견됐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양치류 식물의 독성을 완화하기 위해 공룡이 숯을 먹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폴란드 분지에서 발견된 브로말라이트는 이 기간에 크기와 다양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새로운 먹이 패턴을 가진 더 큰 공룡들이 출현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먹이 생태계 변화와 함께 공룡이 5단계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잡식성 공룡의 조상이 공룡 외 다른 네발 척추동물을 대체하고, 이어 곤충과 물고기를 먹는 수각류와 잡식성 공룡이 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후기 트라이아스기의 기후 변화로 식생이 크게 변해 식물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초식성 대형 긴목 용각류와 다양한 먹이를 먹는 초기 조반류가 번성했으며 이후 용각류가 빠르게 진화해 거대한 크기로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 후기 3천만 년간의 공룡 진화를 다룬 이 연구는 이 시기에 화산활동 증가 등 환경 변화로 다양한 식물을 먹을 수 있는 초식 공룡이 출현했고, 이는 쥐라기 초기 더 큰 육식 공룡 진화로 이어져 공룡이 쥐라기 생태계 지배자가 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니에비에츠키 박사는 "초기 초식 공룡이 진화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푸르고 신선한 식물을 진정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라며 폴란드 분지 생태계를 보여주는 이 연구가 다른 지역의 진화 역사를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Grzegorz Niedźwiedzki·Martin Qvarnström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