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외무성의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24일 오후 니가타현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오늘(24일) 한국과 일본의 불협화음 속에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주최로 사실상 '반쪽짜리'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자국 인사만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추도식'을 개최했다.
일본 중앙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을 비롯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오늘 추도식에는 약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한국 측 불참으로 약 40개 좌석이 비어 '반쪽 행사'임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사에서 1940년대 사도광산에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가 있었다면서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다지만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종전(終戰)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며 사도광산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다만 그는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강제동원' 등 강제성과 관련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이 매년 열기로 한국에 약속한 조치로 이번이 첫 행사였습니다.
애초 한국 유족과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일 양국은 행사 명칭부터 일정, 일본 정부 참석자 등과 관련해 견해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여기에 이쿠이나 정무관이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한국 정부는 전날 전격적으로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식이 끝난 뒤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등에 관한 한국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행사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교도통신은 이번 행사에 대해 "한국 측이 추도식에 의문을 표하며 참가하지 않아 향후 화근을 남겼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한국 유족 9명은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와 함께 내일 오전 9시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별도로 자체 추도식을 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