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 SK,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 사장단이, 9년 만에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이 최근 주주의 권리를 확대하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을 멈춰달란 겁니다.
자세한 내용 김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16대 그룹의 사장급 임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등으로 경제가 어려웠을 때 이후 9년 만입니다.
어려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앞장서겠다면서, 국회에 상법 개정안 처리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최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재계는 기업 분할이나 합병, 투자 같은 중대한 의사 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창범/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입니다.]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집중 투표제 역시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주식 시장 선진화와 주주 권리 확대를 위해 상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 (어제) : 이번에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동시에 확실하게 추진할 겁니다. 우리가 책임지고 통과시킬 생각입니다.]
국민의힘은 우리 기업들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 소액 주주 그 중의 일부 주주의 피해는 있는데 나머지는 다 동의한다, 그럼 주주 충실 의무를 다한 거냐, 아니냐….]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 동의 이후 일부 지지층의 '우클릭' 비판을 상법 개정으로 돌파하려 하면서도, 재계 반발을 감안해 고발과 수사 남발을 막기 위한 배임죄 완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여론 향배에 따라 절충 법안이 모색될지, 원안이 강행 처리될지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