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묻히고파" 프랑스 한국전쟁 참전용사 별세

한국전쟁에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프랑스 참전 용사 자크 그리졸레 씨가 향년 96세로 타계했다고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20일 밝혔습니다.

1928년생인 그리졸레 씨는 20대 초반이던 1951년과 1953년 한국전쟁에 두 차례 파병돼 '단장의 능선' 전투 등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전쟁, 알제리 독립전쟁에도 참전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근 최고 권위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크루아를 서훈받았습니다.

애초 오는 22일 프랑스 정부의 서훈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그리졸레 씨가 별세하면서 같은 날 파리 시내 앵발리드 내 광장에서 열리는 장례식에서 유족이 대신 훈장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졸레 씨는 2018년엔 한국전쟁 참전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생전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2022년 7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남유럽협의회가 정전 69주년을 맞아 프랑스에 생존한 참전용사들의 초상을 담은 사진전을 개최하자 그는 "살면서 받아본 적 없는 특별한 선물"이라며 감사해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갈 때마다 한국 국민이 친절하게 대해줘 고맙다는 인사도 전했습니다.

자신이 사망하면 부산 유엔 기념공원 내에 안장해달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족도 그 뜻에 동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프랑스 참전용사협회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협조해 유엔 기념공원 안장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그리졸레 씨가 사망하면서 현재 생존한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 용사는 전체 3천421명 중 24명으로 줄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