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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소유 규제 효용성 사라져…중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국경제인협회는 한국방송학회와 공동으로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규제의 부당성과 타 법률의 공정거래법 원용의 문제점' 세미나를 오늘 오전 10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방송법과 방송광고판매대행등에 관한 법률상 소유 겸영 규제의 영향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교수는 우선, "국내 총생산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방송법상 대기업 기준은 2008년 수준, 10조 원을 유지하고 있어 현실에 뒤처진 낡은 규제가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공정거래법에선 경제규모의 확대를 반영해 대기업 집단에 대한 기준을 2008년 이후 꾸준히 높여왔지만, 방송법상 대기업 집단 기준은 2008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그 결과 2008년에는 방송법상 대기업 집단 기준이 공정거래법상 기준보다 5배 높았으나, 2016년 이후로는 양 법령 상 차이가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어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 제한 규제가 최초 도입 목적을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규제는 미디어가 지상파 방송사와 신문에 불과하던 시대에 대기업의 언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진입 규제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기술 발전에 따른 방송 미디어 시장 환경 변화와 OTT, SNS 등의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은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지상파를 활용한 대기업의 여론 독과점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져, 규제 효용성이 사라진 셈"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단기적 개선방안으로 ①방송법상의 대기업집단 기준을 현행 10조 원에서 30 조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②GDP 연동방식으로 변경, ③자산총액 기준이 아닌 대기업집단 순위 기준으로 변경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민영 방송사에 한해서라도 대기업 소유 제한 규제를 전면 폐지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발제에 나선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 규제가 기업가치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지 교수는 "1986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기업집단 규제가 도입된 이래로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은 점점 복잡, 다양화 되었다"며 "기업집단의 출자구조에 대한 사전규제는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다양성을 제약하며 기업가치와 경영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 교수는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명성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편익과 경영 활동 제약으로 인한 비용을 비교해 기업집단 지정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기업집단 규제의 강도를 의미하는 규제 지수와 경제성장 및 기업가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규제가 강화될 수록 경제성장률과 시가총액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지 교수는 "이러한 기준을 방송법 등 타법에서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대기업 정책에 경제 현실을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선정호 법무법인(유) 광장 변호사는 '언론 미디어 기업에게 요구되는 강도 높은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보장 등을 고려한 방송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방송사업자 소유 규제의 형태가 반드시 사전적 진입 규제의 형태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방송법의 규제를 받는 국내 사업자는 낡은 규제에 묶여 경쟁력을 잃고 위기에 빠지는 규제의 역차별에 직면했다"며 "낡은 규제를 헐어내고, 미래 지향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미디어 생태계와 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방송법제에서의 소유 겸영 규제가 '여론 다양성'이라는 규제 도입 목적을 달성했다는 실증적 논거가 전무하다"며 "해당 규제가 방송사업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기에 방송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업방송에 대해 이를 완화하거나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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