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 화장실에서 거품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아이와 엄마가 다친 일이 그제(17일) 있었습니다. 현장에선 스프레이 형태의 입욕제가 여러 통 발견됐습니다.
이런 제품을 쓸 때는 뭘 조심해야 할지,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제 오후 인천 미추홀구의 한 주택가.
폭발과 함께 베란다 창문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건물을 빠져나오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아이들을 구조해 나옵니다.
[목격자 : '빵!' 소리 나고 그 소리 끝나자마자 막 와장창 소리가 나더라고요.]
이 사고로 화장실에서 목욕하던 9살, 3살 아이들과 엄마가 1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장실에선 스프레이 형태의 입욕제 여러 통이 발견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입욕제에서 빠져나온 액화석유가스, LPG가 화장실에 있던 전기 벌레퇴치기에 접촉하면서 불꽃과 함께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대구의 한 주택에서는 쥐를 잡기 위해 LPG가 담긴 스프레이 살충제 20캔을 뿌렸다가 전기살충기와 반응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일도 있었습니다.
LPG는 헤어용품이나 살충제, 에어컨 세척제 등 스프레이 형태의 다양한 생활용품에 활용됩니다.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해 내부 물질을 빠르게 밖으로 뿌려주는 추진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공기보다 1.5배 이상 무거워 한번 분사되면 가라앉으면서 확산하지 않아 밀폐 공간에선 화재 위험이 커집니다.
실제 가로, 세로, 높이가 50cm인 밀폐 공간에서 15초간 에어컨 세척제를 뿌려봤습니다.
내부에서 점화 플러그를 작동하자 순식간에 폭발합니다.
밀폐된 공간에 LPG가 2% 조금 넘게 있어도 미세한 불꽃에 폭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용재/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가라앉아서 이렇게 축적되기 시작하죠. 장시간 쓰면 쓸수록 위험도는 더 커지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LPG를 이용한 생활용품을 쓸 땐 처음부터 문을 열어 환기하고 점화원이 될 수 있는 전기용품은 함께 쓰면 안 된다고 당부합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이준영, 화면제공 : 국립소방연구원 서울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