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뉴질랜드 의회에서 마오리족 의원들이 법안을 반대하며 전통춤 '하카 공연'을 벌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원주민 출신이자 뉴질랜드 최연소 의원 하나 라위티 마이피-클라크 마오리당 하원의원(22)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눈을 부릅뜨고 구호를 외칩니다. 또 법안의 사본을 두 갈래로 찢기도 합니다. 마오리당 의원들과 다른 당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하카'에 동참하는데요. 방청석에 앉아 있던 관중들도 함께하며 회의장 전체가 술렁였습니다.
하카는 과거 마오리족이 전투에 앞서 전사들의 사기를 고양하기 위해 실시한 의식에서 유래됐는데요. 기합과 함께 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이피-클라크 의원은 이날 원주민 마오리족의 권리를 보장한 와이탕이 조약을 재해석하는 법안을 논의하다 항의하기 위해 '하카' 춤을 췄습니다.
와이탕이 조약은 영국이 마오리족을 통치하는 대가로 마오리족에게 일정한 토지와 문화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1840년 영국과 마오리족 간에 맺은 조약입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우익 ACT당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는 "이 조약은 마오리족에게만 뉴질랜드인과 다른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 조약에서 정한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조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입장입니다. 마이피-클라크 의원을 비롯해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마오리족에게 부여된 전용 토지나 문화 보존 노력을 없애게 될 것" 지적했습니다.
하카가 시작되자 당황한 게리 브라운리 하원의장은 정회를 선언, 마이피-클라크 의원에게는 24시간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한편, 마오리족을 중심으로 '와이탕이 조약' 재해석 법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열리며 반발은 점점 커지는 중입니다.
(구성: 이미선 / 편집: 윤현주 / 디자인: 장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