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완패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하는 '농담'을 하자 화들짝 놀라 대응에 나섰습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댄 골드먼(뉴욕) 하원의원은 대통령 3연임을 금지하는 미 헌법 조항을 더 구체화하자는 내용의 개헌 결의안을 발의할 방침입니다.
미 수정헌법 제22조는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이 조항이 '도합 2회'에 적용된다고 명시해 허점을 없애자는 것이 골드먼 하원의원의 제안입니다.
개정 조항이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적용된다는 내용도 결의안에 담을 예정입니다.
2016년과 올해 대선에서 승리해 '징검다리 집권'을 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담 형식으로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데 즉각 반응한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분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습니다.
여러 참석자가 이 발언은 그저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전했지만, 민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차례 3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7월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인 터닝포인트 액션이 개최한 행사에서 기독교인들의 투표를 독려하면서 "이번만큼은 투표해달라. 4년 후에는 더 이상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너무 잘 고쳐서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월 17일에는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서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 전 대통령)은 거의 16년이었다. 그는 4선이었다"며 "우리가 승리한다면 3선으로 여겨질까 아니면 2선으로 여겨질까?"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객석에서는 "3선"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모두 공화당이 승리한 만큼 골드먼 하원의원이 낸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가디언은 민주당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강제로 이를 논의,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우선동의' 절차를 이용해 의회에서의 최소한 논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NYT는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의회의 견제 장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라며 "'반민주적이고 권위적'이라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