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 원 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4년 5개월 전인 2020년 6월 이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모두 물린 셈인데요, 투자자들의 비명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밀리고 비트코인에 치이는 국내 증시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국장(국내 증시)하면 바보"라는 말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국장하면 바보"…삼성전자 5만 원도 위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초의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천조 원을 밑돌았습니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4.53% 하락한 5만 600원으로 5만 원 선마저 위협받게 됐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13.21% 미끄러졌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마지막으로 5만 원 아래에서 거래된 건 2020년 6월 15일입니다.
이날 종가는 4만 9,900원이었고, 이튿날부터는 장중 기준으로도 5만 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이튿날인 2020년 6월 16일 장중 최저가가 5만 600원으로 오늘(13일) 종가와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날 이후 삼성전자 주식 산 투자자는 모두 물린 셈입니다.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 내리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11거래일째 팔아치우고 있는데, 외국인이 던진 삼성전자 주식 대부분을 개인이 받아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10원 위에서 거래됐습니다. 종가는 어제(12일)보다 3원10전 오른 1,406.60원을 기록했습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9월 30일 1,307.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0여 일 만에 100원 가까이 상승한 겁니다.
엎친 데 덮친 삼성전자
지난달 31일 HBM3E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형 호재'가 나오기도 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내림세가 뚜렷합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수술대에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2022년 8월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는 직접 보조금 지급 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규제를 강화할 경우 반도체 섹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분쟁이 격화하면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으로 비트코인, 테슬라 관련 종목에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삼성전자가 소외된 측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도체 기술력이라는 본원 경쟁력 약화,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 하락 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국내 증시 이탈하는 투자자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가상화폐로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1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를 넘보고 있는데, 원화로는 1억 3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총 거래 대금은 34조 6,074억 원에 이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 대금을 합친 것보다 1.5배 많은 수준입니다.
미국 증시로 향하는 자금 역시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 7일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투자자들의 '국장'(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