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IP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30년간)까지 준비운동하고 체육복 맞추고 국제적으로 선수 자격증(증시 상장) 받고 이제 달려볼까 하는데 다들 '감회가 어떠냐'고 묻네요. 이제 진짜 달릴 겁니다. 맥도날드처럼 우리 음식을 어떻게 즐기게 할지 머릿속의 꿈을 실현해볼 겁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회사 사옥에서 상장 후 언론 첫 인터뷰에서 "외국에 나가면 '상장했냐, 규모가 어떠냐'가 첫 질문이라면서 회사 상장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습니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로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백 대표는 홍콩에 가서 외국 투자자를 만났을 때 다들 "상장을 왜 하냐"고 물었다며 자금이 필요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는 "내 나이가 50대 후반이라 은퇴할 무렵에 자식들이 기업을 맡기엔 검증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때 가서 아빠가 물려줄 수 있는 지분을 갖고 회사를 맡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가족 경영인이 되기 어렵다. 창업자 자녀로 자기들 하고 싶은 일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장 기업으로서) 공정하게 투명하게, 이 사람 저 사람이 좋은 간섭을 해서 내가 은퇴해도 회사가 오래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상장했으니 안을 다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진짜로 평가받아 그것에 합당한 주가가 유지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처음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걱정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코스피에 데뷔한 지난 6일 공모가(3만4천 원)보다 51% 올랐습니다.
그는 "내가 바라는 건 (주가가) 시작하는 단계에서 조금 더 높은 단계로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이라면서 "앞으로 배당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본코리아 측은 첫해 30억 원에 이어 50억 원, 80억 원으로 매년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 대표는 현재 더본코리아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속하면서 다른 사업을 크게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는 우리 기반"이라며 "국내 지역개발 축제, 해외 소스, 외식 이외의 것을 키워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외식 사업은 가맹점 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해외 매장 수에 대해서는 "드라마틱하게(극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진출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현재는 14개국에서 14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타이완에서 더본코리아 브랜드 '본가'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으며 앞으로 동남아와 유럽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백 대표는 말했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식 소스를 줄 수 있느냐는 러브콜이 많다"면서 "해외 매출이 가장 큰 건 소스 수출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 대표는 "K-콘텐츠는 30∼40년은 갈 것 같다"며 "한식당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에도 한식 메뉴가 필요할 거다. 예를 들면 아웃백이나 베니건스, TGIF 같은 곳에 한국식 소스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외 대형마트에서 포장에 백 대표 자기 얼굴이 들어간 소스를 판매할 계획도 소개하면서 "(소비자가) 내 얼굴 사진이 붙은 것을 사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해외에서도 높아진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하겠다는 뜻입니다.
백 대표는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식품기업과 푸드테크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할 돈이 1천억 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장류 업체 등 식품기업 5∼6곳과 자동화 기기 업체 등 푸드테크 기업 12곳 정도를 대상으로 인수 또는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알짜배기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 대표는 국내 지역 축제와 지역 개발 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는 "내년에 계약한 축제는 12개"라며 "전국에서 1년에 1천300개 정도의 축제가 열리는데, 10%만 우리가 맡아도 액수로 따지면 어마어마하다. 직원을 계속 늘리고 (메뉴 및 콘텐츠) 개발 능력도 키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 사업 규모가 클 것"이라며 "개발사업에서 개소당 2억 원에서 7억∼8억 원에 이르는 용역비가 거의 순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 대표는 "상장 날 제일 재밌는 건 빨간 옷 입고 북 치는 거였다,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며 앞으로 더본코리아 주주를 위한 할인 행사를 벌일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는 "한 주만 있어도 주주라고 확인되면 짜장면 같은 메뉴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1년에 서너번은 하려고 한다. 한주씩 사는 것이 더본코리아 멤버십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