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대포폰 수천 대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런 전화기 때문에 범죄 조직이 해외에서 전화를 걸어도 우리나라 번호가 그대로 뜨는 겁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
경찰이 들이닥쳐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경찰관 : 여권 어딨어요 여권. 택배 누구꺼냐고요 택배. 주인이 누구예요 누구.]
집 안에서는 여러 대의 휴대전화가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중국 국적의 보따리상들로 국내에서 개통된 휴대전화를 중국으로 몰래 보내려다 적발됐습니다.
보따리상들은 이곳 주택가에 은신처를 마련해 두고 빼돌릴 휴대전화를 보관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 50대 A 씨 등은 보이스피싱 사기에 쓸 '대포폰'을 보따리상들을 통해 중국으로 보내왔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7년간 모두 3천451대가 밀반출됐습니다.
A 씨 등은 신용불량자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접근해 돈을 주거나 대출을 미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했습니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이들에게 넘긴 사람은 128명에 달합니다.
중국으로 넘어간 휴대전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 악용됐습니다.
국내에서 개통된 대포폰은 해외에서 전화를 걸어도 번호를 따로 바꿀 필요가 없단 점을 노렸습니다.
[김종욱/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1팀장 : 전화를 하면 우리나라 번호가 뜨니까 전화받는 사람 입장에선 국내 전화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받는 거죠.]
대포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에 당한 피해자는 126명, 피해 금액은 5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대포폰 밀반출 일당과 이들의 범죄수익금을 돈세탁한 조직 등 모두 162명을 검찰에 넘기고 A 씨 등 2명은 구속 송치했습니다.
또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 등에 대해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노재민, 화면제공 : 경기북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