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힘입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1개당 가격이 사상 처음 8만 달러를 돌파해 한때 8만 1천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돈으로 1억 1천300만 원가량 되는 금액입니다.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될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비트코인은 대통령 선거 당일인 5일(미국시간) 7만 5천 달러 선을 넘어서며 지난 3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7개월여 만에 경신한 바 있습니다.
이더리움도 전날 3개월 만에 3천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오늘(미국)은 6% 넘게 오른 3천2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선거일 이후 각각 18%, 32% 상승했습니다.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주 48% 급등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이더리움은 미국 대선을 지나면서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 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선 전날 이후부터 이날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가량 상승한 데 비해 이더리움의 상승 폭은 20%를 넘었습니다. 대선 전날 이더리움 가격은 2천300달러대였습니다. 이더리움의 고점 대비 가격이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더리움은 2021년 11월 4천800달러대까지 치솟았는데, 그에 비하면 아직 5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각광받는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이 트럼프 당선의 득을 더 많이 볼 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Defi) 금융에서 활용도가 더 크며 이 때문에 그동안 미 규제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는데, 규제가 완화되면 이더리움의 생태계가 커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워온 도지코인도 이날 오후(미국시간) 40% 넘게 급등해 0.30달러를 찍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2기 행정부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트럼프는 코인 관련 업계에서 선거자금도 많이 받았고, 표 확보 차원에서도 코인 투자자들이 중요했기 때문에,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와 투자 진흥을 약속해 왔습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업계는 트럼프 당선으로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트럼프는 가상화폐에 비판적인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해서라도 코인 규제를 완화하고,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며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비트코인 공급량의 1%에 해당하는 21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의 공화당은 의회에서 가상화폐를 지원할 전망입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지난 8월 '연준이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고, 5년간 100만 개를 매입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차기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팀 스콧 역시 가상화폐에 긍정적인 인물입니다. 스콧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 요건을 완화하는 새 가상화폐 규제 초안을 구상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