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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입양된 한은희 씨 "아들 보면서 모국 알고 싶어졌어요"

벨기에 입양된 한은희 씨 "아들 보면서 모국 알고 싶어졌어요"
▲ 벨기에 입양 한인 한은희 씨의 현재 모습

"아들은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 입양인들을 인터뷰하는 등 국제 입양 관련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들을 보면서 내 친가족과 모국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벨기에 입양 한인 엘커 드메이어(한국명 한은희·52) 씨는 오늘(8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팀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에서 "친부모 정보와 입양 과정, 한국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한 씨는 1972년 8월 16일 부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약 1년 뒤인 이듬해 7월 28일 오후 2시 부산시 장전동 501번지에서 발견됐고, 파출소를 거쳐 아동양육시설 부산 성애원에 인계됐습니다.

발견 당시엔 키 87㎝, 체중 9㎏이었습니다.

이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1975년 10월 27일 벨기에의 한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하지만 벨기에에서 그의 삶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양부모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화가 나거나 불만이 있으면 한 씨에게 풀곤 했습니다.

그는 "벨기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이 없다"며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가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한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결혼했습니다.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가 재혼해 다시 가정을 꾸렸습니다.

현재 앤트워프에서 성인인 아들·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 때문에 과거를 잊으려고만 했기에 친가족 찾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아들이 출생 배경을 알아야 한다며 역사 공부를 하고, 2019년에는 한국을 찾아 입양기록과 자료를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때 내 일부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친가족 찾기에 나섰지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며 "2020년 주벨기에 한국대사관에 유전자 정보도 남겼지만, 아직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사진=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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