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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제동 걸린다…"보험회계 불신 타파해야"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제동 걸린다…"보험회계 불신 타파해야"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지침을 발표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IFRS17 주요 계리가정 지침'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을 논의했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지난 5월 보험개혁회의 출범 이후 회계제도 측면에서 학계·업계·전문가 실무반을 통해 마련한 해지율·손해율 산출방법론의 최종 방안입니다.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등 주요 계리가정 지침은 올해 연말 결산부터, 할인율 연착륙 방안은 내년 1월부터 각각 적용되고, 손해율 가정은 내년 1분기까지 반영할 수 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서 가장 쟁점이 돼온 무 저해지 보험 해지율 산출 시 올해 연말 결산부터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로그-선형 모형을 원칙 모형으로 적용합니다.

완납 후에는 최종 해지율 0.8%를 적용합니다.

납부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료가 일반 보험상품보다 10∼40% 저렴한 무 저해지 상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보험사 신계약의 63.8%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주력 상품입니다.

보험사들은 완납 직전까지 높은 해지를 가정해 상품의 수익성을 높게 산출하는 등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고무줄 회계이익'을 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보험사들이 해지율 예측에 실패하면 보험금 재원이 부족해져서 재무 위험이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지적입니다.

다만, 보험사의 특별한 사정에 따라 감사보고서와 경영 공시에 원칙 모형과 차이를 상세하게 밝히고, 금융감독원에 두 모형 적용 시 차이를 분기별로 보고하는 요건하에 선형-로그 모형이나 로그-로그 모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습니다.

보험사들이 서로 다른 모형을 적용하더라도 앞으로는 보험사별로 무저해지상품의 CSM과 최선추정부채, 지급여력비율(K-ICS), 당기순이익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단 게 금융 당국의 설명입니다.

금감원은 예외 모형을 선택한 모든 회사에는 현장 점검을 하고, 계리법인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금융 당국은 또 납부 기간이 5∼7년으로 짧지만, 10년 시점에 보너스 부과로 환급률이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너스 지급 시점에 환급금 수령 목적의 추가 해지를 고려해 해지율을 산출하도록 했습니다.

표준형 상품의 누적 유지율을 활용해 해지 수준을 역산하거나 보험사별로 30%를 하한으로 합리적 수준을 선택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금융 당국은 또 보험사들이 보험부채 산출 시 손해율 가정에서 나이대를 구분해 보험부채와 CSM 산출에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상해보험처럼 통계가 충분하고 나이 구분에 따른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담보에는 손해율을 나이로 구분해 산출하도록 하는 겁니다.

상해수술 담보 손해율은 30대가 89%, 40대는 103%, 50대는 140%, 60대는 186%입니다.

금융 당국은 보험부채 할인율은 최종 관찰 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되,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갈 방침입니다.

또, 금리 상황에 따른 시행여건 등을 면밀히 관찰한다는 계획입니다.

금융 당국은 4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확정된 회계제도 개혁안과 최근 시장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재무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3% 기준 보험업권의 K-ICS 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대비 약 20%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업권 전반의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회계 제도 개혁으로 내년 단기납 종신보험 등 무·저해지 보험의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해지율 가정이 강화되면 무·저해지 상품의 보험료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 시장의 전망입니다.

금융 당국 측은 소비자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속 가능한 상품을 개발해주는 게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보험 산업을 위해서는 보험회계에 대한 불신을 반드시 타파해야 한다"면서 "이번 개선 조처를 통해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을 합리적으로 산출하는 기틀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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