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북한이 국경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하면서 남북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일상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긴장의 끈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14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서부전선 접경지역에 있는 안보 관광지인 경기 파주 도라산 전망대와 제3땅굴 등은 오늘 정기 휴일이어서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도 이동 자제 권고 등 비상조치는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유일의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파주시 대성동 마을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동구 이장은 언론 통화에서 "TV를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는 것 외에 달라진 것은 없다"며 "주민들도 수확 철 영농활동 때문에 바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민통선 내 마을인 인근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도 "주민들 대부분이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측이 도발하는 게 어디 한두 번이냐"고 반문하며 "남북 관련 뉴스를 열심히 보고 있지만 아직 특별히 동요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마주한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의 임지환 이장도 "주민들은 아직 아무 동요 없이 영농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들 마을 주민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상황이 나빠질 경우 생업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비상이 걸리면 민통선 일대 농경지 출입이 제한되고 관광객도 끊겨 힘들어진다"고 밝혔습니다.
1972년 민통선 북방지역 개발정책에 따라 조성된 통일촌은 하루에 1천500∼2천 명의 방문객이 찾는 안보 관광지입니다.
성동리 임지환 이장도 "경기도 불황인데 남북 관계도 좋지 않아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이 현저히 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대성동 마을은 북한이 재개한 대남 방송에도 3개월째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동구 이장은 "북한이 7월 중순부터 전방 지역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이용해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주민들 모두 극심한 소음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 양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 이전까지도 소음 공해에 시달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