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대형 어선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후변화로 바닷물이 뜨거워지면서 갈치, 삼치, 조기 같은 어종이 북쪽으로 올라가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산업계는 조업 허용 구역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연근해 대형 어선들이 줄폐업 사태에 몰리고 있습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소속 어선 136척 가운데 절반이 넘는 74척이 감척을 희망했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2년 전 6척의 감척 신청이 들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지난해 15척에 비해서는 5배 가까이 뛴 수치입니다.
저인망수협은 대형 트롤과 대형 쌍끌이 같은 3개 업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로 오징어, 갈치, 삼치, 조기 같은 대중성 어종을 잡는 대형 어선들입니다.
이 어선들이 주로 잡아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 어종들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적정 수온을 찾아 북상하고 있는데, 수산업법에 따라 업종별 조업 구역은 고정돼 있다 보니 어획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인건비를 비롯한 조업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어서 줄줄이 폐업,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입니다.
수산업계는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조업 구역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 같은 정책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측은 "고수온과 열대성 저기압이 유지되면서 어황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수십 년 전에 제정된 수산업법을 지금 환경에 적용하려다 보니 현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양식업의 경우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간 데 따른 지원이 원활한데, 어획은 그렇지 않다"면서 "당장 도산을 앞둔 선사도 많아 어업인들을 도울 수 있는 즉각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