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도 안 되는 수심에 항구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지난 2006년 항만 공사를 통해 어항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고성 반암항.
항구 설계부터 잘못된 탓인지 매년 모래 수십 톤이 항구 안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선박 고장으로 인한 손실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태우/반암항 주민 : 그물 배 큰 거는 거진(항)에, 여기 계신 분들이 거진에다 대고 있어요. 거의 다. 모래가 차면 못 들어오니까.]
매년 두 번씩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모래를 퍼내는 준설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때뿐입니다.
퍼내도 퍼내도 끝없는 모래에 항구에는 이렇게 거대한 모래 언덕이 생겨났습니다.
10여 년째 문제가 반복되자 고성군은 연안 정비사업을 통해 퇴적을 막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1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항구 인근에 잠제 2개와 돌제를 설치하는 공사를 완료했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
어민들은 오히려 잠제로 모래 퇴적이 더 심화됐다고 말합니다.
[그 과정이 실패인 거지. 여기 어선들 (모래에) 한 번씩 안 닿은 어선들이 없을 거야. 많은 생각하고 연구를 해야 하는 데 그 잠제(수중 구조물) 사업이라는 게 무용지물이 된 거야. 무용지물.]
항구 시설 개선을 위해 100억짜리 어촌뉴딜 사업도 진행했지만, 어민들의 가장 큰 고민인 모래 퇴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고성군은 방사제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80억 규모의 예산 반영을 요청했습니다.
[고성군 관계자 : 기존 공사 시작 전과 시작 후가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으니까 그런 의문은 조금 갖고 있죠. 모래 퇴적은 더 계속 진행되리라 보니까.]
그동안 항구 정비에 들어간 예산만 수백억 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주먹구구식 사업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