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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임신중지약 불법 유통 잇따라…단속은 '사각'

<앵커>

SNS 등을 통해 임신중지약을 불법 거래하는 일이 한 해 수십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낙태죄는 5년 전에 폐지됐지만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의약품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 SNS 계정에서 임신중지에 쓰이는 의약품 '미프진' 정품을 판매한다고 홍보합니다.

임신중지약인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않아 우리나라에선 유통 자체가 불법입니다.

소개된 사이트에 들어가 직접 구매 문의를 해봤습니다.

5분 안에 응답이 와 임신 몇 주차인지 물은 뒤 55만 원짜리 약을 복용하면 된다고 안내합니다.

해외에서 배송하는 정품이라고 안심시키면서,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엔 '문제 되지 않는다' '운영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SNS에서도 미프진을 검색하면 판매 홍보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식약처가 SNS를 통한 미프진 불법 거래 사례를 찾아낸 건 올 들어 7월까지 65건입니다.

지난 2022년 적발 건수 51건과 지난해 20건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사로 이어져 피의자를 검거해 검찰에 넘긴 건 2022년 이후 3건에 불과합니다.

가짜 계정을 이용하거나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가 많다 보니 신원 파악과 검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불법 유통되는 임신중지약이 가짜일 수 있는데다, 정확한 처방이나 안내 없이 복용하면 과다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미화/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불법유통 단속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낙태죄 입법 공백을 빨리 해소해 임신중지 의약품에 대한 정식 도입을 검토해야 불법 유통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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