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팽팽하게 대치를 이어온 의료계와 정부가 처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간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의료계도 처음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줄이는 걸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언론 브리핑에 나선 보건복지부 장관.
의료대란의 첫 번째 책임이 전공의에 있다던 기존 정부 입장과는 사뭇 달라진 언급을 내놨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1시간 뒤, 의사협회에서는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정부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최안나/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처음으로 정부 고위 인사가 우리 전공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해 준 것에 대해 그래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에 앞서 지난 금요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의료계 핵심 인사 2명이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문제를 둘러싸고, 사전 물밑 접촉을 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부 측은 "의료계가 요구해 온 전공의들에 대한 사과는 고려해 볼 수 있지만, 2025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의료계 측은 "2025년도 포함해 의제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의정은 2025년 의대 정원 문제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었습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대학입시 절차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그러자 의료계는 '2026년 감원 논의 보장'이라는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최안나/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2026년부터는 (의대 증원) 유예가 아니라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정부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정부도 원론적이나마 '의제 제한 없는 논의'를 강조한 만큼, 정부가 '2026년 감원 논의'까지 의제에 포함할지가 협의체 출범의 새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최대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박정삼, 디자인 : 강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