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성폭행 가해자 50명' 공개 법정 세운 프랑스 여성에 응원 물결

'성폭행 가해자 50명' 공개 법정 세운 프랑스 여성에 응원 물결
▲ 자신을 성폭행한 50명을 공개 법정에 세운 지젤 펠리코

혼수상태에 빠진 자신을 강간한 범인 50명과 이 같은 무도한 성범죄를 기획한 남편을 공개 법정에 세운 프랑스 여성이 '용기의 아이콘'으로 큰 응원을 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거의 10년간 아내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71세 남성 도미니크 펠리코와 강간범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는 이달 4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한 검찰에 맞서 공개 재판을 요구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만천하에 밝히기 위해 익명 재판을 포기한 지젤의 용기는 프랑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젤은 용기의 아이콘, 페미니스트의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지젤의 얼굴은 매일 프랑스 TV와 신문을 장식하고, 그라피티의 소재가 되고, 프랑스 전역에서 열리는 시위 피켓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지자들은 지젤이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수십 명씩 운집해 응원하고, 지젤이 재판을 끝내고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킵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와 작가들은 그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내린 결단을 칭송하는 편지를 보냈고, 그 내용은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자세히 공개됐습니다.

기자 겸 작가인 엘렌 데빈크는 프랑스 신문 르몽드에 "강간범들이 하찮은 존재로 취급한 건 지젤만이 아니다"라면서 "그들이 여성 모두를 하찮은 존재로 취급할 때, 지젤은 여성들에게 힘을 돌려줬다, 이런 엄청난 선물에 감사한다"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주 재판에서 피고 측은 지젤이 사건 당시 의식이 없었고, 남편이 아닌 남성과의 성적 관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주장을 무너뜨리려고 애쓰면서 지젤이 사건 당시 눈을 뜨고 있는 일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지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함정에 빠뜨리려는 시도라면 견디기 어렵다"면서 "이 방에서 나를 죄인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무엇을 찾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사건은 남편 도미니크가 2020년 9월 동네의 한 슈퍼마켓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 붙잡히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도미니크의 컴퓨터에서는 2만 건이 넘는 음란 사진과 동영상이 나왔고, 그가 아내를 상대로 엽기적인 성범죄를 벌여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