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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하고 좋다고? 실상은… [스프]

[뉴스스프링] "생수가 인간과 지구 건강 위협하고 있다"…보건 전문가들의 경고

이슈는 스프링이다!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이슈를 핵심만 골라 정리해드립니다.
 

1분에 100만 병. 생수(Bottled water)의 전 세계 소비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생수가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각국 정부가 식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수돗물 소비 증대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수 (사진=게티이미지) 

무슨 상황인데?

미국 뉴욕의과대 앨버트 B.로웬펠스 명예교수와 카타르 웨일코넬의대 아미트 아브라함 교수팀은 브리티시메디컬 저널 세계 보건(BMJ Global Health) 논평에서 세계에서 생수가 1분에 100만 병 소비되고, 이 수치는 계속 늘고 있다며 생수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연구팀은 안전한 식수 확보가 어려운 전 세계 20억 명이 생수에 의존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대체로 편의성, 혹은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고 건강에 좋다는 마케팅으로 인한 믿음 때문에 생수를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생수는 수돗물처럼 엄격한 품질·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보관하거나 햇빛·고온에 노출되면 플라스틱병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이 나올 위험이 있어 생수가 더 건강에 좋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연구에서 분석된 생수 표본의 10~78%에는 호르몬 교란 물질로 분류되는 미세플라스틱과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BPA)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산화 스트레스, 면역 체계 조절 장애, 혈중 지방 수치 변화 등과 관련이 있고, BPA 노출은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과 같은 노년기 건강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생수 (사진=게티이미지)
환경 측면에서도 생수에 사용되는 플라스틱병은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12%를 차지하고 두 번째로 많은 해양 오염 물질로 꼽힙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병은 전체의 9%에 불과합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병 대부분은 매립지나 소각장에 버려지고 중저소득 국가로 '수출'돼 사회 정의 문제도 일으킬 뿐 아니라, 폐기물 발생 외에도 원료 수출과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늘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생수에 의존하는 것은 상당한 건강, 재정, 환경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생수 사용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며 수돗물의 환경 보호 및 건강상 이점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소비 관행으로 자리 잡게 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수돗물 소비 우선 정책을 통해 생수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수돗물을 환경 책임과 공중 보건 증진의 토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시급히 안전한 식수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걸음 더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생수 소비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아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생수 소비량이 3,500억 리터이며, 생수에 매년 2,70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109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2030년까지 생수 매출이 2,700억 달러에서 5,000억 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터당 생수 가격이 지방자치단체가 수돗물에 부과하는 가격보다 150배에서 1,000배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인당 생수 소비량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에서는 2021년 1인당 생수에 1,348달러나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생수의 오염이 발견된 사례를 나열하면서 생수가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습니다. 수돗물에 적용하는 엄격한 수질 기준이 생수에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고, 검사를 한다 해도 더 적은 빈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다뤘습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페트병의 35%가 생수에 사용되었고, 이 중 85%가 매립되거나 규제받지 않고 폐기됐습니다. 2021년 생수 산업은 약 6,000억 개의 플라스틱병과 용기를 배출했고, 2,500만 톤의 페트병이 폐기물로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40톤 트럭 62만 5,000대에 실어 뉴욕에서 방콕까지 줄 세울 수 있는 분량입니다.

생수 추출 과정의 환경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네슬레 워터스(Nestle Waters)가 플로리다 스프링스(Florida Springs)에서 하루에 300만 리터를 추출하고, 프랑스에서는 다농(Danone)이 프랑스 알프스의 에비앙 르뱅스(Evian-les-Bains)에서 하루에 1,000만 리터까지 추출하고, 중국에서는 항저우 와하 그룹(Hangzhou Wahaha Group)이 창바이 산맥 스프링스(Changbai Mountains springs)에서 매일 1,200만 리터까지 추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물을 지속적으로 추출함으로써 수자원이 고갈되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생수 (사진=게티이미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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