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제주시 체육회장이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퇴진하는 일이 있었는데, 또 다른 지역의 체육회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폭로가 나왔습니다. 평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는가 하면, 집안일까지 시켰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정다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0년 8월 한 지방체육회가 주관한 행사.
시 체육회장 A 씨가 참석자 호명 순서가 잘못됐다며 직원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시 체육회장 A 씨 : 시장님이 참석했는데 뭐야 이거 XX. 태권도협회 000보다도 이 XX야 (시장 이름이) 밑에 가냐? XX야 뭘 네가 잘났다고 계속 떠들고 XX이야?]
체육회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과정에서도 폭언을 합니다.
[시 체육회장 A 씨 : 말을 꼬박꼬박 대들어. 너 내가 우습게 보여? 어? 이 XX가 어디서. 너 일하기 싫으면 일하지 마. 내가 뭐 너보고 일하라고 그랬어?]
직원의 신체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B 씨/시 체육회 직원 : '커피는 여자가 타야지 맛있지' 하면서 커피 내려놓고 뒤돌아 서려고 하는데 '너는 엉덩이 크니까 뒤돌아서지 말고 그냥 나가.']
직원들은 A 회장이 자신의 자녀 결혼식에서 답례품을 나눠주라고 지시하거나, 퇴근 후 자신의 집에서 과일을 따라고 하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도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C 씨/시 체육회 직원 : 본인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해서… 답례품 나눠줄 사람이 없다. 500개 이상 답례품을 밖에서 전달하고.]
올 초에는 대한체육회 고위 인사와의 비공식 행사에 직원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D 씨/시 체육회 직원 : 비공식 행사였던 게 제일 문제인 것 같거든요. 사실 저희가 안 가도 되는데, 체육회장은 본인 권위를 생각해서 절대 혼자 움직이지 않거든요.]
[진종오/국민의힘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 오래된 악습에서 내려온 것 같아요. 철저하게 관리 감독이 되지 않는 한 우리 체육계는 절대 변화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SBS 취재진은 A 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시 체육회 직원들은 보복이 두려워 노동청에 신고하지 못했다며 최근 국민신문고에 A 회장을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서승현·이재준)